가나다가 [700236]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20-12-06 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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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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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를 마친지도 3년이 지났는데 시간은 아직 3년전으로 멈춰있네요

저는 이과고 고2말부터 제대로 공부를 했습니다

이유는.. 당시 개인적으로 힘든일을 겪었고 공부와 입시는 그것을 잊기위한 수단정도 였던거 같네요 

저는 어릴때부터 꿈도없고 하고싶은거도 없었습니다 집에서 공부를 따로하지는 않았지만 수업듣는것을 좋아하고 이해력도 좀 타고난 것이 있어 영어수학학원정도만 중학교중반부터 다니면서 잘하는편 정도였던거같아요 유아때부터 고2때까지도요


본격적으로 고3이되는 겨울방학무렵부터 제대로 공부를 했습니다 첨들어보는 인강이란것도 들으며 

공부 시작할때 성적으론 웃기다고 생각할 수 있는 수능만점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공부를 했어요 당시 성적은 지방고에서 잘하는 편 정도였기때문에 누가들었다면 터무니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겠죠

시작부터 내신은 글러서 정시로 잡고 공부를 했고 겨울방학지나고 3월 모의고사를 봤는데 전교1등을 하고 모의고사도 거의 다맞아버렸습니다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죠 그냥 세달정도 평가는 안해보고 공부만 했으니 실력이 올랐다는것을 처음 체감했으니깐요

그뒤로도 계속 성적을 굳혀나가고 하루아침에 전교1등이미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던중 수능날이 되어 17수능을 보게 되었고 수능을 크게 망하게 되었어요 당시 수험장에서 방해를 받았고 그시간 시험을 완전히 망쳐버렸죠 공부안할때도 받아보지못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방해는 집중을 깨는 시발점정도였고 결국 스스로 무너진거겠지만.. 당시는 스스로를 컨트롤하는법을 알지 못했던거같아요.


암튼 그렇게 현역의 수능은 처참한 결과를 맞이 했습니다 일년간 그 누구보다 열심히였고 노력했기에 처음엔 웃음이 뒤엔 울음이 나더라구요 당연히 바로 재수를 선택하고 쉬었습니다 입시는 잠시잊고싶어 3월전까지는 한글자도 안보았습니다.

그렇게 중학교때처럼 놀고먹고 친구들이랑 놀고 자고만 하다가 3월이 되었고 재수학원에 등록하고 바로 3월모의고사를 봤어요 

4개월간 아무것도 안했으니 사실 많이 까먹었으면 어쩌지 걱정이 되었는데 막상쳐보니 제노력들은 그모든걸 기억하는지 슥슥 잘풀어나갔고 전체 두개를 틀리는 괜찮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재수생활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누구보다 알차게 잘보냈고 18수능이 왔어요 수능당일 잠을 한숨도 못잤습니다 재수학원 옆방이 떠들기도 했고 스스로도 예민해져서요 그렇지만 저는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습니다 일년동안 어떤상황이든 핑계대지않고 이겨내는법을 익혔으니깐요 그냥 수능은 떨리지도 않았고 문제푸는데 흥이 났어요 스스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거 같아요 다풀고 집가는 차에서 가채점해보니 두개틀린 결과가 나왔어요 결국 만점은 못맞았지만 그래도 좋은 결과를 얻게되었습니다

그렇게 모든학교 모든과를 골라갈수 있게되었고 서울대에 왔습니다.


근데 그뒤로 한없이 무너졌어요 더이상 목표도 없고 내가 했던 입시라는게 나에게 너무나 뜨거운 무언가였는데 그냥 별거아닌 시험중 하나였던거 같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른채로 시간만보내다 입대해버렸습니다 동기들은 다들 무언가를위해 달려가는데 저는 기운이 없는건지 더이상 눈을뜨고 무언갈 하는거자체가 겁이나요 수능이 제 발을 잡고있는거 같은 느낌도 들어요 그래서 오르비에 들어왔습니다 매우 오랜만에. 열정을 다시 찾고싶은 마음이었나봐요

아직도 잘모르겠고 이 글을 왜쓰는지도 모릅니다 그냥 푸념하고 싶은거같기도 해요 저와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같이 힘도내고 앞으로 이런 일을 겪을지도 모르는분들은 무엇을 하며살지 같이 고민도 해보고싶어요


그리고 입시의 고통은 누구보다 잘알아요 결과와 상관없이 우린 스스로에게 박수쳐줘야합니다 다들 고생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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