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 Pace [687617] · MS 2016 · 쪽지

2018-05-08 02:30:00
조회수 1,595

공교육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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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도 안오는데

글 몇자 정도 끄적이고 싶네요



제가 지켜본 오르비에는

매년 핫한 주제가 있어요



공교육&사교육

수시 vs 정시


대학 서열



수험생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



교육


입시

전망



이 3가지를 말하는 것이지요.



솔직한 말로는 이 문제들에 정해진 답은 없어요



모두 힘들어서

모두 투덜대고 싶어서

모두 푸념하고 싶어서

모두 글을 써내려 가는 것 뿐이죠



저는 공교육에 대해

제가 느낀 것과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선생님의 덕목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음...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자의 면모겠지요



우리가 배움의 의무가 있듯이

선생님에게는 가르침의 의무가 있지요.



매번 교육자의 자질 부족으로 올라오는 이야기들은

선생님의 학업능력 부족에 관련된 경우가 많아요



어느 한쪽을 편들 수는 없겠지만

공교육이 사교육을, 적어도 학업 능력 향상의 분야에서는

따라갈 수 없어요



그 간격을 메꾸기 위한 것이 수시이고

정부가 수시를 지원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지요.


애초에 수능 하나만을 보고

달려가는 학원 선생님들과

학생들 생기부도 채우고

한 학급을 담당하며 내신 문제도 출제하고

나름데로 입시 전략도 스스로 짜야되는

학교 선생님들을 수능이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말씀드리고싶네요



솔직한 말로 선생님이 열심히 수업 준비해오고

학생 여러분을 위해 문제를 만들고 연구하고 해도

1타 강사와 연구진이 준비한 문제에 비할 수가 있을까요?

열심히 해도 여러분이 안 볼텐데

선생님은 무슨 열정이 있어서 노력을 할까요



학교 선생님이 되서 사설 모의고사를 복사해서 뿌릴 수도 없고

사비로 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결국 해봐야 평가원이나 교육청 기출을 다시 풀이해주는 것 밖에 더 있을까요

문제는 우리는 이미 기출을 몇번씩 돌리고 있다는 점이죠

결국 학교 선생님이 무능해 보일 수 밖에 없는 구조에요



물론 그런 노력조차 없는 선생님들도 있어요

선생님이라 불릴 자격이 없는 교육자들

그런 존재들이 다른 선생님들마저 욕맥이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그런 선생님들을 많이 겪었어요

교과서 답지를 보면서 그대로 칠판에 적기만하는 수학 선생님

ebs만 외우라는 국어 선생님

개념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과학 선생님

고등학교 때는 혹여나 불이익 있을까봐

불평도 하지 못하고 수업을 들은 기억이 나네요

그 중 최악은 역시

수업을 강요하는 선생님이었지요

솔직히 가장 열정적인 선생님이었어요

문제는 자습해도 시간이 부족한

고3때 그 선생님을 만났다는 것이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면 오히려 가장 노력한 선생님이었어요

학급 전체의 평균적인 수준에 수업 수준을 맞추고

문제의 질이 사설 모의고사에 비해 떨어진다는 한계는 있었지만

그분을 욕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이 드네요.



조금 씁쓸해요

학급 전체의 수준에 맞춰야하고

선생님들도 나름의 철학과 함께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고 싶을텐데

사설 모의고사 문제 가져오고

1타 강사 인강 들으면서 수업을 준비하는 그런 선생님이 모두들 좋겠지만

그럼 공교육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래서 한번 생각해보았어요.

선생의 덕목이란 또 무엇이 있을까

전 인성을 다른 하나로 꼽고 싶네요



요즘 세상에

정말 원하는 거 하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여러분은 정말 원해서

의대를

기계공학과를

경영학과를

남들이 우러러보는 명문대를

택한 건가요?

아니면 그 이름을 보고 들어간건가요?

솔직히 성적에 맞춰 들어간거 아닌가요?

저도 성적에 맞추어서 목표를 정하게 된지라

회의적으로 보이기만 하네요

지금 교대 가는 사람들도

정말 선생님이 꿈인, 교육자로서의 일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성적에 맞춰

취직을 위해

선택을 하게된 사람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의문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사회에 나가서

임용고시를 통과하고

선생님이 된 것이

지금의 공교육의 문제를 낳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된 교육자라면

학업적 능력의 우수함 보다도

바른 인성을 길러주고

학생들의 예민하며서도 중요한 시기에

함께 나아가 줄 수 있는 덕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차피 사교육을 학업 능력에서 이길 수 없다는 체념으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전 정말 그런 선생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학교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들도 그런 분들이에요

눈물나는 감동적인 사연은 없지만

괜스래 야자 감독 하면서 초콜릿 하나씩 책상에 두고 가시고

힘든 시기에 공감을 해주고

학생들의 생활 기록부도

기억나지도 않을 세세한 기록과 좋은 모습을 기억해서 적어주시고

개개인의 꿈을, 목표를 찾을 수 있게 이끌어주는

그런 선생님



그런게 공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이 아닌가

조심스래 의문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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