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한 의사 [593015] · MS 2015 · 쪽지

2018-04-24 16:58:39
조회수 1,823

아직 포기 안했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6931114

(수정하다가 오류떠서 재업로드 합니다. 죄송합니다)

지금 제 상황은 너무나 의미없고 한심하지만 그래도 저를 아셨던 몇몇분들은 궁금해 하실것 같아서 요약합니다.


"평균 6등급으로 의대간다고 글 존나 장황하게 썼었음 막 징징대기도함 

친구들한테 무시당한다고 첨엔 기특했는데 뒤로갈수록 가관인게 

공부 존나하나도 안했다고... 어카냐고... 맨날 와서 징징대고 일침 몇번듣고 

다시 공부하러간다 어쩐다하다가 또 돌아와서 뭐 멘탈나가서 공부못했다.. 

친구들이 무시한다 이거 무한반복 결국 그냥 집주변 전문대인가 지방대간걸로암"


저건 제가 쓴 건 아니고요. 제 근황을 궁금해 하시던 분의 글에 달린 댓글이였습니다.

네.. 맞습니다. 지금 지잡대 다니면서 시험공부도 안하고.. 

제대로 노는 것도 아니고.. 알바를 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운동하는거 아니면 유튭, 페북.. SNS만 전전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계속 과거를 돌아봤습니다. 제가 언제부터 이렇게 망가지기 시작해서 지금 이곳에 오게되었는가.

하도 많이 과거를 회상하다보니 시점까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더군요.

인강을 듣겠다고 패드를 구매하고 패드에 

유튜브랑 위디스크 같은 영화사이트를 깐 이후였습니다.

학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겠다고 인강을 듣겠다는게.. 

저에게는 계속된 자괴감과 자책감을 불어주는 시간만 안겨다 주었습니다. 


결국 저는 수능이 끝나고 수시 6개가 전부 떨어지고 

정시로 원하지 않는, 생각지도 못한 대학에 왔습니다. 

기숙사 룸메들.. 저까지 포함해서 4명 

한 명은 고등학교 3년 내내 야자한 날이 2달도 안 되는 친구

한 명은 학교에서 상위 70%, 매일 매일 날을 새며 컴퓨터를 하는 친구, 

한 명은 공부는 안하고 매일 떡라이프를 즐기며 사는 친구였습니다. 

저희 과에는 영어 8등급도 있었고... 그냥 여러분이 생각하는 지잡대의 모습일겁니다.

근데 왜 이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곳에 있을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매일 수없이 많이 과거를 되돌아봅니다. 

'난 왜 패드나 쳐보면서 반삭을 왜 했나.'
'난 맞아도 안바뀌니까 그냥 포기하지 왜 아직도 포기하지를 않는걸까?'
'진짜 의대가고싶으면 돈을 악착같이 모아서 시도를 해야하는데 말이지'
'아니면 포기를 해버리고 다니던가 다른 취직의 길을 알아보던가.. '

'근데 왜 아무것도 안하고 매일 매일 생각의 울타리에서만 하루를 보내는 걸까..' 

'왜 나는 아직 고2 겨울방학 홀로 공부하던 도서관에 갇혀있는걸까.'

'왜 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으면서도 다시 유튜브를 보고있는걸까.'

'수능공부를 다시 하든가.. 그러니까 한계가 있는건가.. 솔직히 말해봐. 

공부하기 싫잖아 그냥 의대 보내주세요 아냐?'
'미친놈인가 어짜피 말해도 잠깐 듣는척하다가 또 돌아갈거잖아..'


수많은 질문을 해봤지만 저는 아직 '여기'있습니다. 

아직 그대롭니다. 계속 자존감은 낮아져가지만 그리고 생각이 정리가 안되지만

머릿속 한켠에 남아있는 생각이 있다면 저는..

의대 목표 아직 포기 안했습니다. 정확한 꿈은 아닌것 같습니다. 


낮은 대학에 가더라도 제가 지금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은 

'후회하지 않을 수험생활 단 한 번'  이게 필요합니다.

반수가 되었든 재수가 되었든 수험장을 나올때 후회없는 단 한번의 시험을 치르고 싶습니다. 

써보니 생각이 정리가 되네요. 어떻게 시험을 보던지간에 어떤 대학에 다시 가게되던지 간에

저는 이 수험판에 미련이 남지 않을 단 한번의 시험을 보고싶습니다.

물론 높은 대학이면 좋겠죠. 목표없이 공부하는게 금방 지칠 수 있겠지만 

공부하다보면 찾을 수 있겠죠.


결론은 아직 포기 안했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지금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계속 방황하면서 몇 년을 버릴지 내일 당장 공부를 시작할지 모릅니다. 

근데 명확한 건 아직 포기 안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저 멀리 의대란 꿈이 있는거고

저는 단 한 번.. 더 자신이 있다면 그 이상의 시험을 위해

포기하지는 않겠습니다. 


제대로 정리가 안됬을 겁니다. 저도 써놓고 요약을 잘 못하겠습니다.

아직도 방황하고 있고 힘내겠다고는 하지만 멘탈은 재기불능의 정도로 이미 녹아내렸습니다. 

근데 아직 포기 안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지금 이런 상태 좋은 댓글 달릴거라도 안바랍니다.


욕설.. 비판.. 비난.. 패드립만 아니면 괜찮습니다. 격려도 괜찮습니다. 

저와 같이 다시 시작할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좋아요와 댓글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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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린누나3년만기다려줘요 · 741744 · 18/04/24 22:23 · MS 2017

    제가 보기에 작성자님은 기숙학원에 들어가는게 맞아요. 재종반 꿈도 꾸시지 말고요 그냥 1년동안 전자기기에서 멀어지세요. 그렇게 열심히 하시면 적어도 지잡탈출은 하실겁니다. 저도 요새 오르비 빈도 엄청 줄이고 새벽 5시 50분에 일어나고 있어요. 힘든 부분이 없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내년을 생각하면 힘이 나요. 그깟 패드로 때우는 시간을 못 버려서 평생 한탄하고 사실겁니까? 작년에도 그랬고 작성자님 다음글은 좀 밝은 분위기였으면 좋겠다고 말해왔어요. 정말 목표를 안 버리셨다면 그에 맞게 실천을 하시길

  • Tigers · 805584 · 18/04/24 22:28 · MS 2018

    전에 기숙학원 갈 형편 안된다고 한것같은데....
    그냥 입시판 허수에요 이사람
    맘것 +1수 하라고 냅둬요 ㅋㅋ
    어차피 의대는 개뿔 지방 간호대도 못갈뿐더러
    아까운 20대 남자라서 군대2년 보내는것도 아까운데
    되도 않는 수능으로 1년 더 날리면 30프로 날리는거니..
    평생 공부해봐요 의대 합격증 나오나....
    남들이 해주는 달달한 소리만 담아듣고
    자기 현실은 파악하지 못하니....
    오르비 하면서 sky,의대 뱃지 많고 하니
    지도 의치한,sky 갈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나봐요
    의치한,sky는 명문고등학교의 수재들도 들어가기 힘든곳인데
    6등급따리가 의대간다니 ㅋㅋㅋㅋ
    전 이제 무시하겠습니다.
    답없는 분이니까요. 조언해줄 가치도 없구




    +) 그리고 재수해서 의대를 간다는 학생이면
    적어도 인서울 하위학교 (숭실대정도) 는 다니면서 의대간다고
    반수를 해야 뭐라도 조언을 해주거나 할텐데
    6~8등급 수준의 자기가 무시하던 대학 다니면서
    의대를 간다는데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ㅋㅋㅋㅋ
    딱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뻘짓거리 하지 마시고 군대갔다가 돈이나 버세요
    그게 효도입니다.

  • 편각 · 732700 · 18/04/26 22:31 · MS 2017

    현실 즉시 하세요 전 현역이지만 고1때 본 모의수능에서도 올2는 찍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 해 수능이 쉽긴했었지만...

    가끔 님같은 분들 근처에서 보이기도 하는데, 입시정보나 입결등은 빠삭하면서도, 입은 잘 털면서도 하위권인 학생들 정말 극혐입니다. 개인적으로 수능은 재능이고 나발이고 필요없이, 순수 노력으로 커버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고인물싸움이다 뭐다 하면서 핑계대는 사람둘도 극혐이긴 하지만

    지금 님 모습이 더 추해보이네요 그런사람들 보다도

  • 편각 · 732700 · 18/04/26 22:32 · MS 2017

    포기하라고는 할수 없죠 개개인의 선택인데. 하지만 현실 즉시하라고 말씀드리고싶네요. 그럼 답은 저절로 정해질겁니다

  • Feelpeel · 811739 · 18/06/21 16:48 · MS 2018

    님 좀 뭐같긴한데.. 그래도 멋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