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재수양 [806412] · MS 2018 · 쪽지

2018-03-19 0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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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한테 감사하고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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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엄하셨다

어렸을 때부터 사소한 거짓말하면 엄청 뭐라고 하셨다

누나는 여자기 때문에 혼내지 않으셨고 나는 단지 사나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았다

예전에는 정말 무서웠다 그리고 원망했다

아빠는 사업가 셔서 바쁘기 때문에 가족에는 관심이 없는 줄만 알았다

매년 추석 설날에 가는 해외여행에도 아빠는 사업 때문에 매번 가지 않으셨다

강아지 산책도 단 한 번도 시켜주지 않았고 목욕도 아빠가 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이틀 전 엄마가 뉴질랜드로 여행 가시고 누나는 서울에 학교 다니고 있어서

아빠와 나 단둘이 그리고 강아지 세 마리만 집에 있었다

나는 잠이 많다

엄마가 여행 간 당일 아침에 아빠가 아침 6시 내가 깨어날 시간 아빠가 날 깨우셨다

아빠는 요리해보신 적도 없는데 팬케이크와 과일 그리고 오렌지 주스를 내방으로 가지고 오셨다

그리고 다 먹었을 때 즈음 내방에 들어오셔서 맛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처음 느껴보는 아빠의 따스함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아빠는 여기서 그치지 않으셨다


 학원까지 차로 태워주시고 내가 학원으로 돌아오실 때 즈음에 전화로 데리러 갈까 물어보셨다

집에 가니 강아지는 산책을 했고 목욕까지 해져 있었다

그 다음날 아침에 목설 스테이크와 수프를 해주셨고

밤에 학원에서 돌아오나 술이 조금 취하셨다

아빠가 말씀하셨다

아빠는 사간이 없어서 못해준 게 너무 많았다

서툴러도 이해해 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돈 10만을 자갑애서 꺼내시고 돈밖에 줄 수 없다고 하셨다

아빠는 나에게 관심이 없다고 느낀 어릴 때부터 적어도 십 년 동안 난 몰랐다

아빠는 내가 6시에 일어나는 것도 알고 계셨고 아침에 뭘 해야 내가 잘 먹는 거까지 알고 계셨다

난 아무것도 모르는 눈먼 불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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