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6858] · MS 2016 · 쪽지

2017-12-20 11:43:10
조회수 4,930

인하대 발표 하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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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있다. 결과는 별로 좋지않을 거라는것을.

시험치기 전날 부터 인천 응급실을 드나들며 장염과 감기와 싸웠다.

시험당일 새벽 1시 기상 잠이 오질않았다.배가아파 이틀전부터 아무것도 먹지못했다. 물을 먹으면 그대로 나왔던 상황. 어찌 어찌 진통제와 해열제를 먹고 아침 7시에 숙소를 떠났다.

아버지께서 많이 고생해주셨다.. 나같은 촌놈이 서울에서 공부하겠다고 몇주전부터 대치동에서 논술준비를 해왔던터라 짐도 짐이여서 아버지께서 그 무거운 짐을 한티역에서 인하대역까지.. 정말 고생많으셨다. 내가 아팠을때도 걱정도 고생도 모두 아버지 몫이었다. 좋지않은 컨디션으로 시험을 보고나오니 아버지가 제일 먼저 생각났다. 아버지 얼굴을 보자마자 떠오르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허탈과 자괴감이 날 가득 채웠다.

시험이끝나자마자 난 집으로 가기는 커녕 동네 제일 큰 병원에 바로 입원하고 며칠을 더 고생해야했다. 잠을 잘때마다 악몽에 시달렸다. 꿈을 꿀때마다 난 그때 그 논술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고있던 나를 곁에서 바라보고있었다. "내가 저때 왜 저렇게 풀이를 적었을까?" "고치지않았으면 부분점수를 더 받았을걸.." 오만생각이 꿈에서 나를 지켜보던 또 다른 내 머리를 채웠다. 

이제 악몽을 꾸지않는다. 아마 내 무의식중에 나의 불합격을 받아들인것 같다. 

혹시몰라 작년 입결을 봐본다. 전기공 추합 인원은 5명에 꼽을 정도다.


그냥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을 끄적여봐요. 내일 인하대 발푠데 우리 모두 입시 성공해서 설날에 입학선물 받고 들어가요.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지만 기적도 원인이 있어야만 생기는법

저는 제 노력과 건강 관리 하자로 지방 국립대생이 될거같네요.

아자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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