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7-05-17 21: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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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우]군대에서 만난 국어영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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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군 시절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유격훈련을 할 당시 훈련교관이 화생방 훈련 

이전에 저희 분대를 놓고 이렇게 교육을 시켰습니다


방독면 착용은 점검까지 9초 안에 이루어져야 한다



당시 선임분대장이었던 제가 교관에게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착용 완료와 점검까지 9.5초 내지는 10초가 걸렸다면

나는 화생방 상황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것인가?


훈련교관이 머뭇거렸습니다



MOPP 단계에 따라 착용시간이 달라지는 것이라면

실제 전시의 혼란 속에서 단계별로 시간에 맞춰 착용해야 하는가?



훈련교관은 질문이 많다며

그냥 9초 안에 쓰라고만 얘기하더군요



당시 많은 분대원들을 데리고 있었던

분대장으로서 풀리지 않은 의문이 늘 있었습니다



훈련이 끝나고 전투휴무간 분대원들을 대상으로

훈련을 복기하고, 재교육을 시키는 시간에 제가 말했습니다



9초가 아니라, 최대한 빨리 써야만 한다




한 지문당 몇 분 안에 풀어야 하나요



긴 지문을 읽었는데 10분이면 적당한 건가요

문법까지 푸는데 9시를 넘어가버리면 답이 없는 것인가요


당일날 어떤 소재가 나오고
어느 정도의 길이가 나오며
얼마나 정보량이 많은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있습니다


어떤 소재든, 어떤 길이든


정확하게, 빠르게, 시간 안에만 풀면 된다


생각의 체력이 강한 수험생은
이해하는 속도가 빠르고, 독해력이 좋기에
어떠한 지문이든 빠른 속도로 정확히 풀어냅니다


아직 독해력이 강하지 않은 학생은
시간을 재면서 문제를 풀기보다 문장을 읽는 힘부터 기르세요



2


육군 기동대 소속이었던 저는
패스트로프, 전투준비태세와 더불어
많은 훈련들을 매달, 분기별로 실시했습니다


새벽마다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군장을 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왜 자꾸 이런 훈련을 하는 걸까


전투지휘검열 훈련을 앞두고

사단장님 사열 당시


당당히 손을 들고 따져 물었습니다


왜 자꾸 같은 훈련을 반복합니까
우린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합니다


별 두개의 군인이 조용히 제 앞에 와서 

악수를 청하며 말했습니다


우리가 훈련을 반복하는 것은
판단의 시간을 줄이기 위함이다


실전 경험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습니다


고3의 경우는 공식적인 시험의 경우
교육청 4번, 평가원 2번이지요


재수생들의 경우에는 한달에 한 두번씩
사설모의고사와 더불어 6번의 시험을 추가로 봅니다


매 시험마다 최선을 다하셔야 합니다


문제의 퀄을 논하기 이전에
본인이 분석한 문제점을 개선하는 용도로
실전모의고사들을 활용하셔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①번이 답이면 과감히 ①번을 찍고 넘어가는 힘


이것은 반복적인 훈련을 많이 해본 사람만이
부릴 수 있는 강력한 용기입니다


재수생들은 기출을 많이 풀어봐서
지겹다는 얘기, 이제 그만하셔야 할겁니다


기출을 지겹게 본 나도
수업준비를 하고 있고

기출은 보면 볼 수록 새롭습니다


우리가 파이널이 가까워지더라도
끝내 기출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있습니다


TV에서 한 번 본 설현 씨를
나랑 친한 사람이라고 얘기하지 못하지요 


아직 기출과 손 한 번 잡아보지 않은게
우리들의 현재 모습입니다


처음엔 인사를 하고
그 다음엔 손을 잡고

그 다음엔...


더 친해지기 위해서 애를 쓰세요


친숙도가 올라갈 때까지
반복하고 또 반복하세요


그래야만 실전에서 판단의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폭 넓고 깊은 이해


국어강사 심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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