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는 서울대에서 상위 몇%가 합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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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오르비에 행시합격자들이 들어오는데 수험생들이 자주 하는 질문들이 있다. "행정고시 합격하려면 설경에서 상위 몇%여야 되나요?" 그에 대한 합격자들의 답은 항상 똑같다. "?????"
똑같은 시험을 보고 똑같은 평가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면 그나마 따질 수도 있겠다. 연세대 의대와 연세대 화공과는 전혀 다른 진로이지만 최소한 입시라는 점에서 어디가 들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은 가능하다. 그런데 행정고시 사무관과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 간에 그런 비교가 가능할까? 결혼시장에서 선호율라든지 이런 투표는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어디가 상위 몇%이고 어디는 몇%이고 애초부터 성립하지 않는 질문이다. 마치 우사인볼트와 펠프스 중에 누가 더 운동선수 중 상위누백이 높나요와 같은 질문이다.
처음에 입학하게 되면 어영부영 놀고 지내다가 1학년 2학기 정도 되면 이제 앞으로 뭘 할까 고민을 하게 되는데 상위권대학 문과생들이라면 행시?라고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행시를 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물론 많다. 그러면서 공무원이 하는 일, 공무원이 되기 위한 과정, 처우 등을 알고 나서 다른 진로를 생각하는 경우도 많고 서점에 가서 고시서적 뒤적뒤적 하다가 에이...하고는 고시책 사려던 돈으로 만화책 사서 귀가하는 이도 있고, 1차시험 떨어지고 나서 에이... 나한테는 맞지 않는 시험이네 하면서 접는 이도 많고, 2차시험 떨어지고 나서 헉! 잘못하다가 오래될 수도 있겠다라고 진로를 바꾸는 이도 많다.
모든 학생들이 행정고시에 진력투구하고 그 중에 일부만 합격한다면야 상위 몇%라고 따질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한명도 없듯이 똑같은 선호도를 가지지도 않고 가치관들도 모두 다르다.
어떤 이들은 학점 챙기면서 행정고시 준비를 무난히 하는 이도 있고(수석졸업-재학중 고시합격... 이런 케이스도 있다) 어떤 이들은 휴학하면서 하는 이도 있고, 학점챙기면서 행정고시 준비하다가 되면 좋고 안되면 로스쿨이나 다른 경로로 돌리는 등 정말 다양한 코스가 있다. 난데없이 대학원에 가더니 거기서 말뚝박고 학계로 진출하는 이도 있다. 누가 누구보다 높다 낮다 따질 일이 아니다. 교수, 사무관, 회계사 뽑는데 동일한 수능시험봐서 뽑는 게 아니다.
나의 경로를 딱 하나로만 한정짓고 그것이 되려면 상위 몇%에 들어야 하는데 수재집단에서 상위 몇%에 들기는 불가능하고 그러니 나는 틀렸고... 이런 식으로 따지면 세상에 할 일 하나도 없다. 모든 이들이 내가 하려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것을 하려는 이들이 모두 진력투구하는 것도 아니다. 내 주위에서도 성실히 공부한 애들은 결국 대부분 붙었다. 다만 쟤는 정말 합격할 자격이 될 정도로 열심히 했다는 경우에...
행정고시 합격하려면 상위 몇%여야 되나요라는 질문은 마치 안양시에서 피부과로 자리잡으려면 피부과 전문의 중에서 상위 몇%에 들어야 하나요라는 말과 같다. 모든 피부과 전문의들이 안양시에 개업하려는 것도 아니고 상위 몇%로 나눌 일도 아니다. 내가 가서 맥을 잘 짚고 자리잡으면 나에게는 100%인 거다.
내 사촌동생이 지방최하위권 대학 나와서 경찰시험을 공부한다고 할 때 집에서는 "너가 몇십대일 되는 시험을 붙을 수 있겠냐?"라고 얘기하더라. 나는 이렇게 얘기해줬다. "너가 순경시험에서 평균 70점 맞을 수 있겠냐? 충분히 가능하다." 공부한지 1년만에 순경시험 최종 합격했다. 경쟁률 50:1 그런 것은 의미가 없다. 나만 합격점수 넘으면 된다.
많은 기성세대들은 "네가 하려는 시험은 너보다 뛰어난 수재들이 도전하는 곳인데 너는 할 수 없다."라면서 기를 꺾는데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거다. 수능에서는 그 녀석이 나보다 뛰어난 능력자일지 모르겠으나 행정고시, 회계사, 대학원에서는 내가 오히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질 경우가 무수히 많다. 인간의 능력은 어린 시절에 1회성으로 특정한 목적으로 보는 대학수학능력만 있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그러한 능력차이도 어느 정도의 노력으로 손쉽게 뒤집힌다. 사회는 절대로 단순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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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좋아요
고속성장을! 상관없는 얘기지만 제 합격예측좀 해주실수잇나요??
좋은글..

인생이 알 수 없는게 참 많죠이것이 참말...
공감합니다. 근데 완전 쓸데없는 얘기인데 미국 스포츠 잡지에선 진짜로 서로 다른 종목의 운동선수들을 운동신경 점수를 매겨 등수를 세우더라고요 ㅋㅋㅋ
미국인이 좋아하는 신체능력이 있더라구요
그런걸로 쥴세우기 좋아함
맞아요. 줄세우기 좋아하는 건 그냥 인간 종특일 수도...
어떤 분은 3년만에 붙고 다른 분은 고시낭인이고....
공부하는 절대적 능력치는 분명 서울대학생이 지방대학생보다 높은건 사실이지만 수능시험과 행시는 성격이 다르니 또 다른 능력치가 발휘되는건가..
전반적 능력치는 서울대생이 높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글의 요지는 내가 고시를 도전할까 말까 고민할 때 "내가 SKY생들을 이길 수 있을까?"로 고민하지 말고 "내가 합격수기에 있는 답안지 수준의 답안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라는 겁니다. 실력도 없으면서 택도 없이 눈만 높아서 공부는 안하고 "어차피 고시는 복불복 운이야~~~"라는 장수생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지방대 출신의 용"들을 보면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만큼 노력한 분들입니다. "아무나 가능하다니까 나도 해보자" 이 얘기를 하는 거는 아니예요. 스스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필요하죠.
나 자신을 아는것만큼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이 또 없죠
좋은 의견 잘 읽고 갑니당
이성적인 결론. 공감
고속성장님 말씀 항상 공감하며 잘 읽고있네요
정말 맞는 말이에요.전 개인적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하겠다는
절실함이 있다면 분명 무언가는 이루리라 생각드네요
물론 거기에 기본적인 베이스가 깔리면 더좋을테구요.
지방의용들이요~~정말 절실함으로 공부하는분들도 많습니다
이사회가 개천의 용들의 등용문을 자꾸만 바늘구멍으로 만드는게
씁쓸한뿐이지요
ㅜㅜ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공감되는 글이네요
멋있네요
오르비가 성장할때 원년 멤버분들도 같이 의식적으로 성장한거 같네요.
항상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크 너무 멋있당
행시 갓...
좋다
뼈저리게 맞는 말씀입니다.
경쟁률만 따지는 사람들은 자신을 제외한 다른 상대방을 모두 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상대방을 밟고 떨어뜨려야 내가 합격한다고 착각을 합니다.
정작 중요한건 자기 자신의 실력이 합격점수를 넘는 것뿐인데 말입니다.
이렇게 시각을 조금만 바꿔도 세상은 적으로 보이지 않고
나와 함께 힘든일을 같이하는 동지로 보이게 됩니다~
맞는말씀만하시네요...저도이번에대학가면행시준비해볼생각있는데...희망잃지않고정말후회없이해봐야겠네요
솔직히 고시를 염두에 둘때는 항상 조심해야합니다..
당장 신림동 고시촌만봐도..5년 이상 행시에 매달리는 고시낭인들 많아요. 물론 서울대 출신이 대부분이고 다 똑똑한 인재들인데도 그렇습니다.
한 1,2년 휴학해서 빡세게 해보고 안되면 본인과 그 시험이 유형이 잘 안맞는 거니깐 포기한다는 생각으로 단기간에 빡 해보고 되면 좋고 아니면 진로 트는게 바람직한듯.
안그러면 리얼 인생이 참 비참해질 가능성이 높죠. 물론 sky 나오셨으면 그 길로 고시 포기하고 학원가로 직행해서 미래의 신승범, 이명학 같이 대성할 수도야 있지만 ㅋ
고시 붙는것보다 신승범처럼 되는 게 훨씬 힘들 수도 있겠네요...
감사합니다..ㅜㅜ
A: 저 이번 중1 배치고사 전과목 만점 맞았어요
B: 와 대단... 중학교 가서도 잘 할것 같구나 열심히 해보렴
C: 저 이번 수능 전과목 만점 맞았어요
B: 와 대단... 대학교 가서도 잘 할 것 같구나 열심히 해보렴
끝
수능 전과목 만점자는 솔직히 그렇게 이야기하고 끝난다고 보기 어려움. 정말 그 한명한명이 보기 드문 수재라는건 도저히 그 이후의 대학생활에서도 부정할 수가 없을거임. 수능은 분명히 대단한 의미가 있는 시험
고속성장님 좋은 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행정고시 1차는 어느정도 난이도인가요? 이것도 엄청 어렵나요?
Be proud..
Gosok songjang is proud gu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