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뮤파뮤팡팡 [616989]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16-12-06 22:14:23
조회수 3,868

정말 피눈물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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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4수를 한 군필(?) 수험생입니다.

올해도 목표한 의대는 못가게 생겼네요.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한 점이 있었나봐요..

제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고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고

또 죄송하네요...

저는 현역 때, 즉 제가 95년생이니까 14년도 때에 두 학교에 합격하였습니다.

연대랑 성대였어요.

당연히 저는 연대에 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성균관대 홈페이지에 가보니 제 성적이 전액장학금을 받을 수 있겠더라구요.

저는 연대합격사실을 부모님께 숨겼습니다.

그리고 성대만 합격했다고 성대 가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자식은 저 하나뿐이라서 저만 보고 사신 부모님께 더 이상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작은 건설 회사에 종사하시고 어머니는 작은 식당에서 주방일 하시면서 힘들게 세 식구 살아가는데 대학 등록금이라는 짐마저 부모님께 지우고 싶진 않았어요.

저는 정말 아쉬웠지만 그걸 감추고 그냥 즐겁게 대학교1학년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성대 공학계열은 1학년을 마치고 전공을 신청한 후 각자가 학점순으로 전공을 배정받습니다. 물론, 학점이 부족하다면 자신이 원하는 학과에 갈 수 없겠죠.

저는 딱히 가고 싶은 과는 없었지만 취업이 잘된다는 화기 (성대 전전은 따로 계열이 있음) 중 하나 그중에서도, 화공과를 가고 싶었습니다. 1학기는 순탄했습니다. 3.8이라는 그나마 준수한 성적으로 여름방학을 맞이했고 여름방학 때에도 용돈과 기숙사비를 벌기 위해 과외와 알바를 병행했었어요.

문제는 2학기 때에 터졌습니다.

10월 즈음에 저는 주말에 잠깐 시간을 겨우 내서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 축구를 하던 중에 십자인대가 끊어졌습니다. 수술 후 재활을 하면서 거의  두 달 정도를 학교를 쉴 수밖에 없었고 이 점에 대해서는 교수님들도 묵인해주셨습니다.

그러나 원서로 혼자 공부하였지만 레포트를 제출해야 하는 실험 과목이나 교양과목에 대해서 거의 최저학점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히 다음 장학금은 놓치게 되었고 뿐만 아니라 저는 제가 원하던 과에 전공진입을 하지 못하였고 다른 과에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신검을 받았더니 5급이 나와서 면제가 되었습니다.

 

저는 의대를 목표로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그 학과를 등록금을 내고 다니기는 싫었습니다. 다니던 성대는 휴학을 하고 공부했습니다. 그게 벌써 작년 일이네요. 혼자서 독학했습니다. 인강도 안보구요. 결과는 생2 개박살. 나머지는 1등급을 받았으나 현역 때 붙었던 연대도 가기 힘들겠더라구요.

 

 

그리고 올해 다시 공부했습니다. 올해는 인강도 보고 알바하면서 벌은 돈이랑 부모님께서 대주신 돈으로 그 비싼 대치동 학원도 다녔습니다.

 

그리고 결과가 이렇네요. 정말 피눈물이 나오는게 무엇인지 알 거 같아요. 돌아가야 하는지 정말 너무 고민이 됩니다. 무엇보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믿어주신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고 또 죄송해요. 너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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