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2015 [530673] · MS 2014 · 쪽지

2014-11-28 23:33:47
조회수 18,064

바닥에서 정상까지 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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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2015학년도 대수능 성적표

구분 표점
국어 A 132 99 1
수학 B 125 98 1
영어 129 94 2
생명과학1 64 91 2
화학2 65 96 1

일기형식으로 반말 쓸게요 이해좀 해주세요 ㅎㅎ

시작

나는 중학교때 그냥 주변에 흔하디 흔한 '꼴통' 이었어. ㅋㅋ친구 만나는거만 좋아하고 공부엔 관심도 소질도 없다고 느껴지는 그런 애?
중학교가 끝나고 고입시험도 다 찍고 들어간 고등학교 입학식날 전교 1등으로 입학한 친구가 앞에서 신입생 대표로 선서하는데 처음으로 그런게 멋져보이더라. ㅋㅋ집에 와서 처음으로 대학에 대한 생각을 해봤는데 처음으로 든 생각이 '3년 뒤에 내 친구들은 대학에 갈텐데 나만 못가면 쪽팔리겠지?' 였어. ㅋㅋ지금 생각해보면 가볍게 생각한거 같아. 그러고 고등학교 첫날 담임선생임이 좀 성적갖고 차별하는 사람이었는데 한명한명 내신이랑 입학등수를 불러주더라. ㅋㅋ전교생 445명의 평준화 지역의 일반고인데 나보고 324등이래. 그때 내 중학교 내신은 156이었고 고입시험은 다 찍었었어. 딱 저걸 불러주는데 되게 쪽팔리더라. 그날부터 바로 공부했다. 물론 공부라고는 해본적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랐어.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일단 잠을 줄이자. 나는 중학교때 놀아서 더 열심히 해야한다. 공부를 안하더라도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을 늘리자.' 였어. 그날부터 맨날 새벽 2시에 잤다. 공부할게 없어도 그냥 앉아있었어. 그리고 핸드폰도 2g로 바꾸고 터무니없이 높지만 연세대학교라는 목표도 세웠다. 왠지 연세대학교 하면 멋있잖아. ㅋㅋㅋㅋ여기서부터 내 인생은 바뀐거지.
고1 1학기땐 수학'만'했어. 난 이과란걸 직감하고 있었고 이과는 수학이 전부라는말을 어디선가 들었기 때문이었던거 같아. 고1 2학기때는 수학을 대폭 줄이고 영어에 집중했다. 그리고 모든 학원을 끊었어. 나한테는 독학이 더 맞는거 같아서. ㅋㅋ 그 결과 11월 모의고사때 수학1 영어2까지 오르더라.
고1때는 지금 생각하면 미친놈같지만 공부가 재밌었어. 내가 쓸모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기분이었고 공부가 내 노력에 따라 성적이 쑥쑥 오르는 좀 쉬운 rpg게임처럼 느껴졌기 때문인거 같아. 성적이 내 캐릭터랄까 ㅋㅋ 미친듯이 힘들던 하루 4시간 자는것도 익숙해지니까 괜찮고 선생님들이 내 성적 오르는거 보고 기겁하는것도 좋고 친구들이 천재라며 추켜세워주는것도 좋고. 그런것들은 전부 '꼴통'수식어를 달고살던 나에게는 처음 느껴보는 것들이었으니까.
그렇게 나는 고2가 되었고 공부에 더욱더 불을 붙이기 시작했어. 이제 요령도 알았겠다 어려울 것이 없을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내 성적은 계속 올랐지. 국어는 공부하니까 금방 오르고 과학은 재미있더라. ㅋㅋ고2때는 의욕에 불타서 고1때보다 1시간 덜 잤어. 하루 3시간? 결과적으로 난 고2 6월, 11월 모의고사에서 국수영탐 전국 98.8%~99%정도의 성적대가 되었어. 전교 2, 1등ㅋㅋ 전교1등이라는 소리 듣고 10분동안 아무말도 못하고 멍때렸다. 진짜 아무말도 안나왔어.
시간이 좀 더 지나고 고2가 끝날때쯤 담임선생님이랑 상담을 했는데 나보고 정시로 가자고 하시더라. 성적 꾸준히 오른애들은 알겠지만 성적이 오른다는거 자체가 초반에 낮았다는 소리랑 마찬가지기때문에 학생부 종합이나 교과는 배제하고 시작하는거랑 마친가지야. ㅋㅋ그때 담임쌤이 처음으로 나한테 서울대 얘기를 꺼냈어. 서울대라니..나한테 서울대라니!! 나레기주제에 서울대라니ㅠㅠ 그 말 듣자마자 목표가 연대에서 서울대로 바뀌었어. 알아보니까 서울대는 과탐 2과목을 무조건 해야한다고 해서 화1 과감히 버리고 생1 화2 선택하고 겨울방학 미친듯이 했다.
겨울방학이 지나고 3학년이 됐어. 2학년때보다 의욕에 불탔지. 초반에만 ㅠㅠ1, 2학년때 열심히 하던 나는 어느샌가 없어지고 야자 끝나면 집에서 게임하고, 주말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친구들과 어울려 노래방, 당구장에도 다니고ㅠㅠ진짜 고1, 2때 논거 다 합쳐도 고3 3, 4월보다 적을듯 ㅠㅠ그래도 2학년때까지 해놓은게 있으니 성적이 떨어지지는 않더라. 계속 99%정도는 유지했어. 그러다보니 자만심에 찌들어서 공부를 거의 놓다시피 했지.
7월 모평까지 그렇게 노니까 정신이 들더라. 어느새 성적은 92%까지 떨어지고 화학2는 6월 4등급, 7월 3등급...난 내 모의고사 성적표에 3이상의 숫자가 있는건 고2이후로 못봤는데. ㅋㅋ7월 이후로 공부 진짜 열심히 했다. 1학년때와 2학년때의 중간 정도. 2학년때보단 열심히 안했지만 그래도 누가봐도 열심일 정도로 했어. 그렇게 9월 모평을 봤는데, 3~6월을 통째로 논 대가는 크더라. 믿었던 수학이 3등급 나오고 평균 2.5등급..진짜 발등에 불 떨어진 느낌이 이런거구나 했지. 사실 3학년때까진 성적이 오르기만 하고 떨어져본적은 없었으니까.
9월 이후로 진짜 'x됐다' 란 생각이 항상 들더라.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과연 될까? 회복할수 있을까?' ㅋㅋ경험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저런 생각하면서 공부하는거 진짜 기분 더러워. 그렇게 공부하면서 10월 학평은 그냥저냥 봤다. 드디어 수능이 거의 다가오고 이따 내가 한 생각은 '난 할만큼 했다. 나머진 하늘의 뜻이지' 이거였어. 고3 3월~6월 놀은것도 후회 안했다. 난 충분히 수능 풀만큼 공부했고 어떤 성적을 받더라도 납득할수 있었어.
결과적으론 수능때 성적 회복했지 ㅋㅋ행복하다 요즘. 3년 내 개고생 보상받은 기분이야. ㅋㅋ전교 324등으로 입학해서 전교 2등으로 졸업한다. 난 될놈이라는것도 알았고 자심감도 생겼어. 수능이라는거 하나가 내 인생을 이렇게 바꿔놓을줄 생각도 못했는데. ㅋㅋㅋㅋ

이거 어떻게 끝내야되는거지..? 근데 나 하고싶은말 한가지 더있어.
소위 '꼴통' 과 '엘리트' 둘 다 경험해본 결과 확실히 중학교땐 전자 고등학교땐 후자가 낫다고 생각한다. ㅋㅋㅋㅋ그냥 내 주관적인 생각..ㅎㅎ물론 고등학교때 공부할 의지가 있을때!!

진짜 끝낼게 ㅋㅋ다 읽었다면 스스로 쓰담쓰담 한번 하길^^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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