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서독 [383625] · MS 2011 (수정됨) · 쪽지

2017-02-19 21: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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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학원 탐방기] n수생, 교대 오르비 학원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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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1편 : 신촌 오르비 학원

http://orbi.kr/00010059287


2편 : 노원 오르비 학원

http://orbi.kr/00010323711


3편 : 영통 오르비 학원

http://orbi.kr/00010895442



내 이름은 김엔수.


n수를 시원하게 말아먹고 +1수를 준비 중이다.


독재학원을 찾아 헤맨 지도 벌써 3개월째,


재수종합반 학원들이 이미 개강했고 이제 곧 고3들도 개학하니,


더 이상 고민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오늘은 오르비 독재학원의 끝판왕,


교대점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지하철 교대역에서 굉장히 가까운 거리,


일단 마음에 들었다.



교대역 4번 출구로 나와 걷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웅장한 학원 전경이 모습을 드러냈다.



호오...


역시 오르비 독재학원의 총본산다웠다.


안으로 들어가자,



이, 이건...


미국 첩보영화에 나오는 정보기관 본관의 모습 같았다.



이런 거 말이다.

(사진은 CIA 본관)



떨리는 마음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학원문을 열고 들어서자,


미모의 실장님이 나를 맞이했다.



전화도 안 하고 갔는데 날 어떻게 알았지?


"마치 도장깨기를 하듯이 각 지점을 순회하고 다니는 김엔수씨를 모를 리 없죠."


내가 벌써 그렇게 유명해졌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교대점 꿀 실장, 오늘 반드시 김엔수씨의 카드를 받아내고야 말겠어요."


꿀 실장님, 우리 엄마 카드는 호라호락 단말기에 들어가지 않을 거외다.




"여, 여기는?"


"김엔수씨가 화장실을 가장 중시한다는 정보도 입수했죠. 기선제압용으로 화장실부터 보여드리는 겁니다. 자, 어떤가요?"


이 꿀 실장...


『 코이츠와 혼모노 』다. -_-;;


"배, 백점이네요."


분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화장실 역시,


혼모... 크아... 노다. ㅠㅠ



널찍한 자습실...



쾌적한 강의실...



공부하다가 지치면 올라가 쉴 수 있는 옥상 정원...



뉴 테크놀로지인 안면인식 출석체크기까지...



안 되겠어.


이러다 정말 지갑에서 카드가 나와 버려...



당황하지 마라.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내겐,


마지막 한 수가 남아 있다.


"그런데..."


"김엔수씨, 어서 결제하지 않고 왜..."


"여기 곧 이사간다면서요?"



꿀 실장의 얼굴에 긴장감이 돌았다.


내가 이겼...



...을 줄 알았니?


"안 그래도 그 말을 기다렸어요. 따라오세요."


이, 이게 아닌데...



꿀 실장이 날 데려간 곳은 교대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강남역 한복판,


무려 삼성 서초사옥 바로 밑이었다.


이재용도 구속된 마당에 삼성 본관은 왜...


"여깁니다."


그 순간이었다.



리미트 오가 무한대로 갈 때...





"여, 여기는..."


"교대점이 새로 이사올 곳입니다. 아직 이사 전인 점을 감안하고 보세요."


"여기에 독재학원을 차린다는 건가요?"


"네, 전에 없던 새로운 환경의 독재학원이 될 겁니다."


스고이..."


"이게 다가 아닙니다. 더 둘러보세요."




"여긴 원래 뭘 하던 곳인가요?"


"무슨 아카데미였다고 해요. 사람들 모아서 수업도 하고..."


"이런 데서 공부하면 확실히 잘 되긴 하겠네요."


"그렇죠? 그러니까 이제 그만 단념하고 카드를 꺼내..."


"잠깐, 아직 한 가지 남았습니다."


"정말... 못 말리겠네요. 좋아요. 어차피 화장실이죠?"


"잘 아시네요."




크...



이 김엔수, 드디어 뿌리 내릴 곳을 찾은 것인가.


주머니의 지갑에 손을 넣어 카드를 꺼내 덜덜 떨리는 손으로 꿀 실장에게 건네는 바로 그 순간,


지갑과 함께 넣어뒀던 휴대폰이 웅웅 울부짖었다.


"엄마? 왜?"


"야, 너 왜 전화를 안 받아?"


"무슨 전화?"


"엔수야, 너 추합됐대!"


"뭐?"


"너 학교 붙었다고! 방금 전화왔다고!"


말도 안 돼...


어차피 1년 더 할 거라 정말 말도 안 되는 초상향으로 원서를 질렀는데,


그래서 최초합격자 발표는 물론, 1, 2차 추합 결과도 안 봤는데...


대체 날 붙여준 곳이 어디...






가, 감사합... -_-;;


정문 부수고 삼보일배하며 총장실까지 가서 총장님 싸대기를...


아, 아닙니... ㅠㅠ



나의 통화에서 모든 것을 읽어낸 꿀 실장은 쿨하게 나왔다.


"합격 축하드려요, 김엔수씨. 그리고..."



"반수가 하고 싶거든 언제든 찾아와요."


"반수요? 연대에서?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전 송도에서 재밌게 놀 겁니다."


"과연 그럴까요?"


꿀 실장이 깔깔대며 웃었다.


"당신이 오르비를 계속 하는 한, 반수의 유혹은 늘 함께 할 겁니다."


부정하고 싶었으나,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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