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하겠습니다 [662431]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7-01-17 03:55:07
조회수 3,016

나의 입시 이야기(고3+반수+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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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르비에 처음 글 써보네요ㅠㅜ 별 얘기는 아닌데 그냥 ㅠㅠ저와 같은 상황이신 분들께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 해서 써뵜아요..!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경기에 한 외고 출신입니다! 현역 때 저는 당연히 연고대 될줄 알고, 거의 신경도 안 쓰고 생각도 거의 안 하고, 카드 채우는 식으로 서강대 성대 국문을 썼어요!

근데 결과적으로 연고대를 다 떨어졌더라구요....ㅠㅠ 그 충격적이었던  연이은 불합격 글자.. 정말 잊지못해요ㅠㅠ 당연히 붙을거라고..생각했었는데~ㅠㅠ 고대는 면접도 갔었는데도 예비를 못받고. 예비 받은게 하나도 없었네요. 네이버에 예비번호 원래 안주는거냐고 쳐보고ㅋㅋㅋ큐ㅠㅠㅠ없는건지도 모르고..그랬네요. 결국 서강대 성대만 최초합 하고, 연고대를 다 떨어졌어요ㅜㅠ나름 외고라 이전형 저전형 썼었는데... ㅎㅎㅎㅎ

아무튼..문제는 수능이 착실히 준비한 대로 너무 잘 나와서 오래전부터 꿈꾸던 연대 인문 쓸 성적이 나온거에요. 영어영문 정도.. 정말 예전부터 연대 많이많이 가고 싶어했었거든요. 꿈이 연대 영문이었는데ㅠㅠㅠㅜ참... 꿈이 이뤄졌는데도 눈앞에서 놓쳐야 하는 상황이 된거죠ㅠㅠ 수능 성적 다 받아놓구도 사용응 못하고 서성을 가야 할  상황이 돴으니까요. 참 다 잡은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듯한 마음이 들더라구요...ㅠ 속상한 제 마음도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서강대도 너무 좋은 학교니까, 만족하고 다니려 했어요. 새내기 카페도 가입하고 그랬죠.. 근데 수시에서 연고대 안되면 정시로 가겠다는 제게 굳이 그래도 서성 보험 넣으라..던 엄마가 제게 정말 많이 미안하셨나봐요. 보험울 넣으라고 엄마가 정말 강력하게 주장하셔서 서성을 넣은 거였거든요. 저는 당연히 수시에서 연고대 될거라는 생각에 결국 오케이 했구요.. 근데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까 엄마가 한이 맺히셨나봐요ㅠㅠ 보험을 안 넣었으면 정시 쓸수 있었으니까.. 저도 고등 3년 아니 학창시절 모두 정말 열심히 한 터라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큰 아쉬움은 남았지만 운명이겠거니~ 했는데.. 입시 끝난 겨울 간 가족 여행에서 엄마가 소원이라시면서 반수 얘기를 꺼내셨어요.

저는 당시 완전 기진맥진 상태였어요. 외고에서 잘난 애들 사이에 치이며 보낸 치열한 3년이 끝난 후였고, 무엇보다 그 입시 제도라는게 주는 뭐랄까.. 상처? 허탈감? 그런것에 휩싸여 있었어요 그래서 엄마가 반수 얘기 하실때 정말 아니라고 딱 끊었어요.

근데 또 딸이라는게ㅠㅠ 엄마한테서 자유로울 수 없나봐요. 다들 서강대 간다고 축하해 줬지만 저는 진짜 기쁘지 않았어요 엄마한테서도 축하 못받았구... 뭔가 어영부영한 느낌..으로 한학기를 다녔어요. 진짜 오랜 시간 좋아하던 연대 다니는 오빠 밴드 공연에 가서 뒤에서 몰래 펑펑 울던 기억이 선하네요.ㅋㅋㅋㅋㅋ 열심히 해서 딱 ! 연대 가서 나타나려고 했었는데.. 그놈의 보험 때문에 못 가게 되서 내가 이렇게 뒤에 있어야 하는구나..하는 생각에 억울하고 안타까워서 막 눈물이 났나봐요.ㅎㅎㅎㅎ 반수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면서 약간 이도 저도 아니게 신입생 한학기를 다녔죠! 자습학원도 다녔었구.. 반수한다고 학점은 9학점만 신청하구. 근데 또 다녀보니까 대학의 사람들이 너무 좋은거에요ㅠㅠ 저를 있는 그대로 진심으로 아껴주는, 너무 소중한 친구들을 만났고, 그렇기 때문에 더 고민이 됐어요. 그냥 다닐까.. 한번 더 해볼까.. 이도저도 아닌 생활을 한학기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제일 힘들었던거 같아요. 활기차게 학교 생활을 해보고 싶어도 집에 있는 엄마 생각하면 또 반수생각을 안할 수 없고, 제대로 공부 시작하기에도 난 일주일에 이틀은 대학생인데..? 뭐 이런 생각?ㅎㅎ약간 두 경계선에 발만 걸쳐넣고 어디도 제대로 소속되지 못한 느낌이 들었죠ㅠㅠㅠㅠ 서강대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아마 견디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ㅠㅠ 만난 시간이 정말 짧은데도 제가 기숙학원에 있는 동안 매번 파스에 먹을거에 택배 보내주고, 앞으로 쭉 같이할 인생까지 얘기하는 정말 소중한 친구들입니다ㅠ


그리고 결국 6월에 기숙학원 들어가서 재수를 시작했습니다..! 다시 수험생 마음으로 돌아가서 책도 사고 펜도 다 다시 사고.. 진짜 고3만큼 치열하게 또 몇 개월을 그 안에서 보냈죠. 긋치만 치열한 5개월 끝에 제가 받은 것은 현역때보다 못한 수능 성적이었어요ㅠㅠ 그리고 그걸로 모 입시지원 사이트에서 1등 나온 연대 신학 썼고, 결국 오늘 붙었습니다. 더이상 불합격 글자를 보기가 두려웠어요..질리구

...ㅠㅠ 그래서 왕 안정으로 썼슴니다 헤헤. 긋치만 더이상 미련은 없네요. 작년에 느끼던 그 사람 미치게 하던 안타까움..? 미련..? 이제 그런게 없어요 ㅎㅎ 약간 마음이 후련.? 깨끗??합니다.ㅎㅎㅎ엄마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요. 물론 엄마는 지그ㅡ금도 옆에서 연대신학이 무슨 연대이냐며.. 몇문제만 더 맞혀서 연대국문 가지..이러고 계십니다ㅠㅠ진짜 밉다 엄마!! 엄마의 욕심은 역시 끝이 없는것 ㅠㅠㅠㅠ 그래두 드디어 속시원히 새 출발선에 서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서강대 친구들은 연대 신학보다서강 인문이 낫다며 와서 같이 수업 듣자고 하지만......ㅠㅠㅠ저는 연대 신학 갈 생각이에요. 연대 신학 가서, 힘들게 얻은 결과인만큼 열심히 공부해서 학점도 잘 따고 복전도 하구, 꿈이 법조인이라 시험도 잘 준비해 보려규요! 예전엔 힘들다고만, 왜 지금까지 쭉 열심히 한 나에게만 이런 시런이 오는건지 원망도 했었는데, 지금 되돌아 보니 이 과정들에서 얻은 소중한 것들, 사람들도 참 많아서 감사하네요. 반수 고민하시는 분들..! 그냥 하세요. 물론 잘 될 확률이 훨씬 높지만, 잘 되건, 못 되건 지금 마음 속애 있는 그 미련과 안타까움, 그건 분명히 사라져요. 나는 어쨌든 또 한번 최선을 다한 거니까, 이번에두 안 되면 어차피 안 되는 거였을 거야! 하고 타협이 아니라 깨끗한 포기라두 할 수 있어요. 그게 새로운 출발점이 돼 주는 것 같아요. 그 미련을 없앨 수 있는 건 지금밖에 없고, 아니면 평생 그 미련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데 그 생각을 하니 정말 저는 두렵더라구요.ㅠㅠ 그리고 지금..! 정말 후회가 없고 행복해요! 이제 다시 깨끗한 마음으로 새출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ㅎㅎ 으..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는데ㅠㅠ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한 점이나 물어볼 것... 혹시 있으시먼 댓글이나 쪽지 남겨주세요!! ㅎㅎㅎㅎㅎ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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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e sera sera · 618689 · 17/01/17 03:58 · MS 2015

    대단해요! 하시는 일 다 잘되시길!

  • 열심히하겠습니다 · 662431 · 17/01/17 04:40 · MS 2016

    감사합니다ㅜㅜ

  • 경제학자 · 685291 · 17/01/17 03:58 · MS 2016

    축하드립니다...
    제가 올해 현역인데
    수능 생각안하고 수시 막 쓰다가 결국 땅을 치고 후회하는 중입니다
    님의 위로가 큰 힘이 되네요

    결과가 어떻든 간에 재수나 반수하신 형누님들 정말 존경스럽네요... 꼭 좋은 법조인 되세요...

  • 열심히하겠습니다 · 662431 · 17/01/17 04:42 · MS 2016

    ㅜㅜㅜㅜ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어요....
    그래두 정말 이게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되실 수 있어요..! 현역땐 생각지도 못했던 높은 대학에 진학하시게 될 수도 있구ㅎㅎㅎ헤ㅔ헤 다시 한번 해보시는건 어때요??ㅠㅠ 조금이라도 도와드릴 것 있으면 도와드릴게요!! 전 잘하실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당!

  • 설재공17학번 · 647255 · 17/01/17 03:59 · MS 2016

    긴 시간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하시는 일들 모두 잘되실거에요~

  • 열심히하겠습니다 · 662431 · 17/01/17 04:42 · MS 2016

    감사합니다ㅠㅠㅠ

  • 꽃꼬기 · 578023 · 17/01/17 03:59 · MS 2015

    화이팅>

  • 아붕 · 411205 · 17/01/17 04:01 · MS 2012

    화이팅~

  • 갓갓갓갓김삿갓 · 633098 · 17/01/17 05:15 · MS 2015

    갓갓갓갓김삿갓 님의 2017학년도 대수능 성적표

    구분 표점
    한국사 - - 1
    국어 126 92 2
    수학 (나) 131 97 1
    영어 133 96 1
    법과 정치 68 100 1
    사회 문화 65 99 1
    아랍어 64 94 2

    상당히 공감되는 글이네요.

    저도 반수한 학생입니다. 중앙대에서...

    16수능과 함께한 입시에서는 수시 학종 4개중에 정-------말 안전하게 하나 쓴 중앙대만 면접갔었는데, 그 면접마저도 후련하게 말아먹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정말 긴장된 마음으로 수능을 봤었는데, 1교시 국어부터 글이 백지로 보이는 거에요. 그래도 어찌어찌 80분안에 다 풀긴 했는데 불안한 느낌이 너무 많았어요. 맨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30번문제?(번호는 잘 기억이 안나요. 문과 부력항력 3점문제. 답이 3번이고 제가 고민하던 선지를 5번이라고 할게요) 답을 마지막에 고쳤는데, 제 앞에서 시험보던 두명이 아는 사이였나 봐요. 둘이서 "30번? 좋아 5번!!!!!!!" 이라고 하면서 하이파이브를 엄청 크게 하는거에요. 심지어 공부도 잘해보였는데. 그래서 "아... 연고대는 물건너 갔네." 라고 생각하고 수학도, 영어도 조졌어요. 점심시간에 울면서 밥먹었을 정도에요. 사탐은 울면서 풀었어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안 울려고 노력하는데도 끊임없이 흐르던 그 눈물을, 아무런 소리 내지 않으려고 닦지도 않고 시험보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결국에는 수능끝나고 친구들과 선생님 위로받으면서 집갔었는데....

    그런데 그 시험 백분위가 100 82 82 98 97이었어요. 가채점도 동일했고요. 즉, 국어를 안망했던 거죠. 너무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죠. 9평도 잘 봤었는데, 정신만 차렸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면접 망쳤지만 붙여준 중앙대에 갈까 아니면 한번 더 할까 고민하다 결국 반수를 했어요.

    반수를 한 한 학기는 혼란의 시기였어요. 작성자님과 딱 같았죠. 대학생과 재수생의 사이 그 어딘가. 외롭고 힘들어서 폐인같이 변했을 정도에요. 종종 머리색깔 바꾸러 가던게 인생 흥미의 전부였어요.

    그래서 저는 2학기, 즉 기숙학원에 공부하러 갔을때가 훨씬 편했어요. 물론 죽도록 공부했지만, 어딘가 소속되어 있다는게 그렇게 좋더라구요. 수능이라는 명확한 목표도 있구요.

    결국에는 수능 무난하게 봤어요. 올해 한양대 정책 합격했구요.(꿈이 5급행정직이라 상당히 만족해요)
    국어만 잘봤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이제 더는 안할려구요. 남자라서 군대도 가야하고, 행시 준비하는게 긴 시간을 필요로 하니까요. 작년 수능부터 올해 69 다 백분위 100이라 더 아쉽기도 하지만요.

    작성자님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남과 비교하며 자신을 깎아내리지 마요. 이미 당신은 충분히 멋지니까요. 힘든 반수를 결정한 것도, 어느정도 선택한 것도 대단한거에요. 힘내요!

  • 열심히하겠습니다 · 662431 · 17/01/17 21:38 · MS 2016

    저두 이번 수능 정말 망쳤다고 생각해서 사탐부터는 정말 소리없이 눈물 펑펑 흘리면서 봤었는데ㅠㅠㅠ머리색깔로 기분전환하시던것도 저랑 똑같네욬ㅋㅋ큐ㅠㅜㅠㅠ그시기 정말 외로웠죠...고생 정말 많으셨어요ㅠㅠ 결과적으로 정말 잘되셨네요!!! 앞으로 더 더 잘되실거에요ㅠㅠ 해주신 말 모두 감사합니다 정말 감동이에요ㅜㅜ 앞으로도 우리 힘내요!!

  • Hou/ · 716875 · 17/01/17 09:16 · MS 2016

    축하드려요..
    저랑 같은 고민을 가졌던 분이
    생각보다 많으신 것 같네요
    저는 정시로 연고대 하위과는 갈 수 있는 점수가 나왔지만
    가군 서강이 반영비상 불리로 인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신 부모님의 의견이 너무 강해
    결국 나군에 성대 경영 쓴 입장이거든요...
    가군 서강 상경도 아마도 붙을 듯 하긴 한데....
    뭐랄까 수시에 썼던 과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기쁘지가 않네요....
    주위사람들은 서강대 성대도 좋다고 축하해주지만..

    높은 대학에 대한 미련이 속을 곪아 터트리게 하기 전에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하는 거겠죠..
    이 글을 보고 어느 정도 마음이 잡힌 듯 하네요
    감사합니다
    혹시 나중에라도 궁금한 점 있으면 쪽지 드려도 될까요?

  • 열심히하겠습니다 · 662431 · 17/01/17 21:40 · MS 2016

    네ㅠㅠㅠ미련은 오래 갖고 있을수록 사람 마음을 뭐랄까 갉아먹는..? 거 같아요 이도저도 제대로 못하게 만들고..!!!ㅠㅠ 어떤 선택이건 작성자님의 선택이니 소중하겠지만 ㅇ미련만 안 남으시게 선택하시면 좋겠어요!! 쪽지는 언제든 환영이에요 헤헤♡

  • 기냥3 · 554335 · 17/01/17 09:44 · MS 2015

    굳이 신학과를 가는 이유는 이해가 안되지만.. 그래도 가고 싶으면 가는 거죠.
    어찌되었건 이번엔 어머님으로부터의 독립을 제대로 쟁취하길 바랍니다.

  • 열심히하겠습니다 · 662431 · 17/01/17 21:41 · MS 2016

    감사합니다..! 이제 경제적으로건 뭐건 다 독립해보려고 노력중이에요!

  • PYSDS · 673980 · 17/01/17 11:00 · MS 2016

    그런 생각과 마음을 갖게 된 것이야말로 재수의 참성공이 아닐까 싶네요ㅎㅎ 정말 축하드려요!!

  • 열심히하겠습니다 · 662431 · 17/01/17 21:42 · MS 2016

    감사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