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는ㄴㄴ [641777]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6-12-07 01:44:08
조회수 3,318

재수를 맘먹는 현역들에게..(재수후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9973753

우선 오르비가 공부 잘 하는거 알아요.. 거의 대부분이 저보다도 한참 위인 분들이 많죠...


그래도, 현역 때의 저 처럼 절망을 안고있는 친구가 없나 싶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글 써봅니다.


공부 열심히하시고 잘 하시는 분들은 그냥 안 보셔도 괜찮은 글 입니다...


ㅡㅡㅡㅡㅡ



문과기준. 작년수능 33425맞음. 백분위.원점수 기억도 안 남.(표점합이 440대?였던게 얼핏 기억나기도 하네요..)


애초에 공부란걸 하질 않아서 관심도 없었음.헛된 꿈을 꾸고 쓴 논술들도 전부 최저 못 맞춰서 시험도 못보러가고.


정시 원서 쓸 생각도 없었어요. 어쩌다 친구따라서 간 정시 상담에서


난생 처음 들어보는 대학들.. 그것도 신학과를 가라니, 미칠노릇


그날로 재수하겠다고 아버지 설득했습니다. 아버지는 전문대를 가는 한이 있어도 대학 그냥 가라고 하셨지만,


내가 어떻게든 열심히 하겠다고 설득해서 재수 허락받았어요...학원다니는 조건으로..


처음 2/15 재종반 개강하고 한달정도는 정신을 못차렸음.


아침 일곱시부터 밤 열시까지 내내 학원에서 틀어박혀서 공부만 한다니


난생 처음 겪는 일이었고,그냥 뭘할지 모르겠어서 멍때리는 시간도 많았음.


그렇게 한달 보내고 나니 조금씩 수업도 귀에 들어오고, 그냥 책상에 오래 앉아있다보니 할게 없어서라도 공부가 하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3-4월 정말 열심히 했던것 같네요.


그러다 5월쯤 되서 날도 조금씩 더워지고 몸이 지치기 시작함.


5월초는 학원 진도 따라가기 바빴던것 같음. 그러고 6평이 코앞에 다가오니 다시 2주 반짝 공부하고..  


6평을 생각보다 못봐서 (22313) 다시 마음 다잡는 계기가 됬습니다.


근데 학원 간다면 일단 걱정하는게 친구 관계일텐데


저는 첫 두달정도는 진짜 아무말도 안 하고 지냈어요.


밥시간에만 고등학교 친구들하고 밥친구 하고, 그외 학원생활에 있어서 친구를 사귀진 않았네요.


그러다 5월 즈음부터 몸.마음이 지쳐서 그냥 하나둘 친해진것 같아요.


그렇다고 막 놀러다니고 그런건 아니고, 그냥 쉬는시간에 화장실이나 같이 가고, 밥이나 같이 먹고. 시험점수 하소연이나 하는 정도?


물론 모두 동성친구 기준이고요. 이성친구는 지금까지도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습니다... 맘에 드는 친구가 있었어도요;ㅜ


어쨋든, 인간관계를 완전히 접고 사는건 오히려 좋지 않을거 같더라고요.


이후에 6월지나고 7,8월 그리고 학원 여름휴강기간 이후로 나사 풀리기 시작햇음....


피시방가서 게임하기도 하고..밖에서 학창시절 친구도 만나기도 하고..


그렇게 공부 하는듯 안 하는듯 보낸 여름 였던거 같네요.

(이 때 빡세게 했다면...뒤늦은 아쉬움ㅋㅋ)


그리고 9평보고, 수시 원서도 쓰고.. 수능 100일도 안 남았다고


노는건 거의 줄이고, 그냥 딱 할만큼만 했던거 같아요.


이렇게 해서 수능까지 보고.. 다행히 논술 최저는 다 맞춰서 논술 시험도 보고..


분명 성적이 많이 오르긴 오른 성적입니다.

차마 1년 재수생활이 실패했다고는 말 못하겠네요.


근데, 아쉬움은 큰 것 같네요,  재수 시작하면서 생각한 점수대보다는 한단계씩은 낮은것 같아서요...


뭐 아직 논술 결과 발표가 남았다지만, 일단 수능 시험만 놓고보면 아쉬운건 어쩔수 없는것 같네요.


태어나서 이렇게 공부해본게 처음이라지만, 결국 끝끝내 최선을 다하지 못했으니..




저는 이렇게 느끼고 있지만, 다른 모든 재수생들이 다 그런것 같지는 않아요.


제 학원 친구들만 봐도 재수 성공한 녀석들은 얼마 없으니까요.


결국엔 끝까지 우직하게 해야하는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조급하게 불뿜으면서 하기보다는.


처음과 끝이 같게.. (저는 따지고보면 34월에 제일 열심히한듯.)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학원은 꼭 다녀야할것 같아요.


특히나 저 같이 현역시절 공부 안 하고. 그냥 아무생각 없이 지났으면요.

현역때 열심히 했어도 재수는 학원 다니는게 좋다고 생각되긴 마찬가지지만요.


어느누가 관리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자기 일을 한다는게 진짜 쉽지 않아요.  학원에 삼수생 형도 학원 잘 다니다가 시월 말에 독재학원으로 빠졌었는데, 일주일도 채 안 되서 돌아왔죠..


그대로 독재 계속 다니면 사수할것 같았다면서ㅋㅋㅋ


쓸데없이 글이 길어졌는데.. 그냥 짧게 정리하면




재수. 진짜 어렵고, 힘들다.

그래서 혼자서 하기는 벅찬 감이 있다.

혼자 재수 성공하면, 그사람은 뭘해도 성공할 사람..

혹시 재수 생각을 하고 있다면 굳은 의지로 처음과 끝이 같게ㄱㄱ

그렇다면 필히 재수 성공 할 수 있음.

(아직 너무 섣불리 재수 하겠다고 마음먹진 마세요ㅋㅋ)

(저같이 멍청한 현역생활을 보냈던 사람이면 몰라도..)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