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물결레이 [263575] · MS 2008 (수정됨) · 쪽지

2017-02-22 22: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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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국어 1등급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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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은 없어요 ㅠ저는 수능 시험을 7번을 봤는데, 오늘은 한 번 국어에 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저 때는 언어영역이었고 지금도 언어라고 부르는 것이 입에 편하네요.)성적은 다음과 같습니다.11 91점 97%12 96점 98%13 96점 2등급14 A형 100점15 A형 93점 2등급 끝자락16 94점 2등급17 93점 97%정말 놀랍게도 현역 불 수능 때와 17 불 수능 국어 백분위가 일치하는군요.. 6년간의 세월이 조금 무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7번의 수능에서 4번 1등급, 3번 2등급을 쟁취하였고, 2등급을 받은 수능은 대부분 소위 물수능이라는 수능이었습니다. (13,15 국어는 물 수능. 1컷 97 이상) 오히려 불수능이라고 불리는 수능에서는 현장에서도 확실히 1등급이다라는 확신이 생겼고, 나머지 적당한 난이도의 수능에서도 1등급 이상의 좋은 점수를 획득한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네요.제가 7년간 국어시험을 수능에서 보면서 확신하게 된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1.수능 국어는 누적된 지식을 묻는 시험이 아니다.제가 14수능 A형을 100점을 받았을 때, 매우 놀라운 사실은 저는 군인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환경이 최악인 육군이어서 하루 순공 평균시간이 2시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 2시간조차 수리 탐구에 집중하다보니 2013년도 (2014수능 준비 년도) 국어 시험에 쓰인 시간은 총 20시간 남짓이었습니다. 그것도 수능 시험 직전에요 (2차 정기휴가 9박 10일)당해 6,9월 평가원과 최근 3개년 수능 기출정도만을 보고 정리하고 들어갔습니다.그 해 역대급 지문으로 평가받는 CD지문이 나오고, 1컷도 제 기억에 95점 정도 되는 준수한 시험이었지만, 7년의 국어 시험 중 유일무이하게 100점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 편안했고, CD지문도 찍지 않고 모조리 풀어서 현장에서 속으로 탄성을 질렀던 (환희의 ^^;)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또 역설적으로 다음해 2015년도 국어 시험에서는 93점에 거의 3등급에 가까운 처참한 점수를 얻게 되는데, 이 때는 군대를 전역하고 2개월 간 국어에도 신경을 열심히 써서 공부했음에도 저렇게 결과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EBS 정리를 했고, 기출도 6~7개년까지 확장해서 분석하고, 시험장에서도 문제가 쉬운 것을 체감했음에도 작년과는 다른 결과를 얻게 됩니다.분명 저는 2015년도 수능 준비를 더 열심히 했고, 지식도 쌓아 올렸지만 결과는 상이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였네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집중력의 손실군인이었던 저는, 게다가 육군이었던 저는 모든 미디어 매체와 차단된 상태였습니다. 저는 공부를 하기 위해 일부러 싸지방(컴퓨터 방)에도 가지 않았기에, TV를 보지도 않았기에, 저의 친구는 오로지 텍스트였습니다. 인강도, 유흥거리도, 프로그램도, 인터넷도 없으니 정신이 맑아졌습니다. 게다가 12시 취침- 6시 기상 (중간 중간 경계근무 포함)이라는 규칙적인 생활과 하루 평균 3km 구보라는 (제 주특기 상 체력이 필수였으므로 아침구보 + 일과 후 구보가 일상적이었음.) 활동은 저의 육체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었고,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게 되었습니다. 사회에서는 남자들이라면 간간히 접하는 포르노그래피도 군대에서는 확실하게 커트할 수 있었고, 무언가로부터의 중독 현상으로부터 해방이 되었습니다.즉 컨디션 하나는 최고였다는 것이 그 당시 저의 상황이었고, 텍스트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던 환경은 저의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습니다.그리하여서 14수능은 쉽고 빠르게, 잡념 없이, 손쉽게 읽혔던 것 같습니다.반면에 제대하고 군인정신을 서서히 잃어가던 저는, 인강을 듣는다는 핑계로 다시 인터넷 사이트 (dc인사이드, 오르비, 웹툰 등등)을 간간히 시작했고, 이것은 곧 집중력을 흐리게 만들었습니다. 또 다시 포르노그래피를 접하면서 정신적 중독 현상에 서서히 스며들었고, 무시 못 할 체력적 손실을 당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수면 패턴이 조금씩 망가지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니 집중력은 떨어지고 15수능을 볼 때에는 찰나의 반짝이는 판단력도 사라지고, 다만 14수능 100점이라는 근자감만이 남아 1번부터 틀리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텐션을 높인다면 승산이 있는 것이 국어 시험인 듯합니다. 규칙적인 생활, 중독(음식, 포르노그래피, 인터넷)으로부터의 자유, 그리고 적당량의 운동의 시너지까지 합한 환경 요인은 분명히 국어 고득점의 큰 도움이 됩니다. 건강한 육신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고, 집중력과 사고력이 향상되면 국어시험에 큰 밑바탕이 되는 것 같습니다.따라서 국어 고득점을 희망하시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자신의 중독을 체크해 보세요. 음료수/카페인 등 먹거리부터 미디어(TV 프로그램, 포르노, 웹툰) 등 단 하루만 하지 않아도 or 단 며칠만 하지 않아도 내면 깊은 곳으로부터 불쑥 솟아나오는 강한 충동감이 드는 모든 것들을 체크한 후에, 이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이것이 지속되고 수능 날까지 유지된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됩니다. 국어 시험 시간에 잡념 없이 순수하게 집중하여 평상시와 다름없는 분위기에서 고득점할 수 있는 발판이 되리라 생각됩니다.2. (어려운 시험에서)그 해 수능의 킬러 비문학은 역대 비문학 기출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체감)11수능에서 두더지 지문을 잊지 못합니다. 08,09,10수능 모두 어려운 국어시험이었습니다. 특히 10수능 6,9평은 1컷 84점이라는 역대 최악의 시험으로 기출을 풀 때마다 멘탈이 승천하는 지문들이 많았습니다. (천 지문, 귀의 소리 지문) 이런 지문들을 접하면서 설마 수능에서 이러한 지문들보다 어려운 지문은 나오지 않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11수능 현장에서 맞닥뜨린 지문들은 그레고리, 백두산(까탈스러운 기술 지문), 그리고 어떻게 다 맞았는지 지금도 신기한 경제 그래프 지문과, 역대급 두더지였습니다.두더지에서 5점을 날렸는데요, 읽어갈무리하다 (일갈무리하다)를 틀리고, 거우루엣을 틀리게 되었습니다. 도저히 시험장에서 2~3번을 읽어도 (지문은 짧았습니다.) 제 사고력으로는 풀 수 없겠다라는 생각만 들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소거법을 통해 오답을 거르고 정답을 찾는 방식으로라면 풀 수 있게끔 가능성을 열어 놓은 시험이었으나, 현장에서는 헷갈리는 여러 개의 답안지에 정신을 잃을 수밖에 없던 기억이 납니다.12수능 비트겐슈타인 지문, 14수능 CD지문, 그리고 17수능 콰인-포퍼에 이르기까지 제가 매번 수능을 볼 때 그 해 킬러 지문은 저에게 역대급으로 다가오더군요. 모든 기출문제들보다도 더 어렵게만 느껴지고, 이해 자체가 쉽지가 않으며 결국 몇 문제를 틀리게 되는 경우까지도 생겨났습니다.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현상이고, 물수능일 경우 역대급 지문 자체도 쉬운 편이겠지만, 앞으로 국어 변별력이 증가되는 상황에서 소위 킬러 지문에 대한 대비책은 꼭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멘탈 관리든, 풀잇법이든, 최악의 경우 찍기 방식이나,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 접근법 (소거법으로 정답만 추려내는 방법) 등 체계적으로 정립한 자신만의 방식이 없이는, 이번 킬러도 무수한 수험생들을 학살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은 자명한 것 같습니다.3. 풀고 나서 다시 돌아온다.이건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집요하게 풀리지 않는 지문을 정복하고 급하게 나머지를 풀어서 고득점 하시는 분들도 충분히 많으니깐요. 하지만 저 같은 경우, 제가 7년간 그래도 3등급 하나 없이 1,2등급을 맞을 수 있던 요인에 바로 이 3번을 꼽습니다. 수학 같은 경우, 어떤 해는 4등급을 맞아버린 적이 있습니다. (필자는 2등급 상위 수준 정도 - 가형) 이 때는 바로 한 문제에 충격을 받아 이것을 붙잡다가, 시간을 소모하고, 마음은 급해지는데 다른 문제들도 덩달아 풀리지 않아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국어 시험이 어렵든 쉽든 나름의 이유로 확신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문제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때 그냥 저 같은 경우, 대략적으로 빠르게 답을 체크한 다음 마지막 지문까지 보고 다시 돌아오는 전략을 사용했는데, 7년간 이러한 노하우로 인해 단 한 번도 시간부족을 겪지 않았습니다. 11수능 같은 경우 분명 시험 시간이 매우 부족한 시험입니다. 그러나 제 사고력이 패배했지, (1컷 90점, 점수 91점) 모든 지문을 정공법으로 다 풀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없는 시험이었습니다. 아마 국어에서도 모의고사 1-2등급을 다수 맞았지만 수능 날에 유독 폭망하여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3등급, 4등급 점수가 뜨신 분들이 있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그런 분들은 단순한 방법, 즉 모르는 것과 확신이 생기지 않는 문제들은 빠르게 넘기고 모든 지문을 다 풀고 난 뒤 다시 돌아오는 훈련을 여러 번 반복하면, 적어도 실수로 인해 점수가 무너질지언정 시간부족으로 점수가 무너지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Q. 어려운 불수능에서 97,98,100점은 어떻게 맞는가?제가 본 수능 시험 중 가장 어려운 두 시험이 11,17수능인데, 안타깝게도 컷을 살짝 웃도는 97%의 성적만을 받아 봤기에, 백분위로 따지면 99%,100%을 획득한 경험은 없게 되었습니다. (슬픔 ㅠㅠ;) 하지만 주위의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이나 고수들을 보았을 때, 1컷이 90점대 초반인 시험에서 96점 이상 획득하는 경우는 바로 사고력과 기어코 답을 골라내는 본능이 무시 못할 요인인 것 같습니다. 사고력이야 좋으면 좋을수록 유리한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일 것입니다. 어려운 수능 지문은 해당 전공자들도 방심하고 루즈한 템포로 읽다 보면 풀 수가 없을 정도로 어렵기 때문에, 집중해서 읽으며 자신의 모든 사고력을 동원해야 겨우 다 맞혀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때 사고력이 애초에 높아버리면 정말 좋겠지만, 사실 사고력을 어떻게 아주 높이는지는 저도 많이 궁금합니다. 두더지 지문도 모든 것을 이해하고 푼 현역이 있을 텐데 말이죠... 11수능에서도 98점, 100점을 맞았던 친구들은 다들 집중력이 뛰어나고 사고력이 좋아 수리에서도 고득점을 받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이들은 마치 중원 사령관 사비 에르난데스와도 같아 발보다 머리가 먼저 어느 곳에 패스를 뿌려야 할지를 안다고나 해야 할까요. 축구 허접인 저는 시야가 제 발을 향해 있는데 고수들은 공이 도착할 곳을 향해 시야가 가 있다고 합니다. 훈련이 아닌 본능으로 이것을 터득한 자라면 재능은 두 말할 나위도 없겠죠. 어려운 불 수능 국어에 피나는 노력도 수반되어야함은 당연하지만, 현장에서 97점 이상을 쟁취하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타고난 재능도 무시 못 할 요인인 것 같습니다. 왜 답이 3번이었어? 물어 보면 허탈하게도 이런 대답을 하는 고수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네요. 나머지가 아니잖아 이는 충분한 설명은 해 주지 못하지만, 본인은 이것이 답이 될 수밖에 없다라는 강한 확신에 찬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평가원은 수험생의 꼭대기에 있고 결국 모든 선지들은 제각기 목적의식을 갖고 수험생들을 공격하지만, 이 함정들을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피하고 정답과 마주하는 고수들이 되려면 결국 자기 자신을 믿고 죽어라 피나게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는 - 양민들의 입장에서는 결론을 혼자서 조용히 내 보게 되네요.. 결국 어떻게 맞는가?에 대한 질문은 저도 매우 궁금한 터라 똥 글이 되어버린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ㅋㅋ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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