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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6 17: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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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약학대학 학제개편' 본격 추진] 내부검토 후 내년 상반기 정책연구 - 빠르면 2021학년도부터 새 제도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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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약학대학 학제개편' 본격 추진] 내부검토 후 내년 상반기 정책연구

'2+4 체제' 대체할 학제 형태는 미정 … 빠르면 2021학년도부터 새 제도 도입

2016-10-26 10:48:26 게재

교육당국이 대학 2학년 이상 수료한 뒤 약대에 입학하는 이른바 '2+4년제' 개선에 돌입했다.

26일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대를 비롯해 각 대학들이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이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내부검토가 마무리되면 내년 상반기 중에 정책연구를 실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 대학의 약대, 이공계를 비롯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면서 "자연과학계열 붕괴와 사교육비 부담 등으로 제도 변경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어떤 형대로 바꿔야 할지는 정책연구까지 이뤄져야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입시제도 변화는 3년 예고제가 적용되고 있어 현재 고등학생들의 진학지도에는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빨라야 2021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적용된다. 즉,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부터 적용 대상이 되는 것이다.

4년제로 신입생을 뽑던 약대 입시제도는 2009학년도부터 미국식 제도인 '2+4년제'를 도입했다. 2+4년제 도입 당시 정부와 약학계는 교육과정에서 임상실습을 강화해 미국에서 시행 중인 의무약사 제도를 국내에 실현하고 제약산업을 육성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의무약사제는 의사와 약사가 환자의 진단과 처방을 각각 분담하는 체계다.

현재 국내에서 약대에 가기 위해서는 다른 학과로 입학해 2년 이상 교육을 받은 후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에 응시해야 한다. 합격자는 PEET점수와 학점(GPA), 공인어학성적, 교내외활동 등을 종합 평가해 최종 선발된다.

수도권 한 대학 관계자는 "선진국들은 의약분업 여부와 행태에 따라 각기 다른 약대 학제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외국사례를 따를 것이 아니라 국내 상황에 걸맞는 제도로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6년제를 시행하는데 반해 일본은 대학이 4·6년 중 하나를 선택하고 있으며 프랑스, 독일, 영국, 캐나다 등은 4년제를 실시하고 있다.

신약개발 인력도 부족 = 약대 학제개편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 것은 기초과학교육 황폐화, 약학 연구인력 감소 등의 문제가 공론화되면서다.

교육부가 박경미 의원실에 제출한 '2016학년도 약학대학 입학자 전공별 현황'에 따르면 전체 약대 입학생의 55%가 자연과학계열 출신이다.

기초과학 인력의 블랙홀이었던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의학전문대학원이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그 자리를 최근 약학대학이 대치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수도권 소재 대학의 화학·생명과학계열 학과의 휴학, 자퇴, 제적 등 학생이탈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 수도권 A대학의 경우 화학전공의 '이탈학생비율'이 46%로 절반에 육박했다. 다른 수도권 대학들의 기초과학 관련 학과의 '이탈학생비율'도 37%~45%에 달하고 있다. 해당 대학의 평균 이탈학생비율이 15%~29%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상당수 학생들이 입학 때부터 약대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휴학을 반복하다 합격하면 학교를 자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박 의원의 분석이다.

약학 연구인력 감소도 심각한 문제다. '2+4체제' 도입 이후 입학생 평균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약대 졸업생들이 대학원 등 연구 영역보다 직업약사로 진로를 선택하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약학교육협의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6년제 약학교육의 학제 변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약학대학원 진학률은 2010년 20.1%에서 2015년 13.2%으로 5년만에 1/3이 줄어들었다.

국립대 총장들 제도변화 한목소리 = 대학들도 학교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서울대 약대는 최근 학장 명의의 건의서를 교육부에 보내 학제개편을 공식 요구했다. 한국약학교육협의회와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도 최근 학제 개편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여기에 총장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2학년을 마치고 3학년을 올라가는 학생이 약대에 편입하는데, 왜 이런 해괴한 제도가 들어왔는지 모르겠다"며 "4년이든 6년이든 통째로 진행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남호 전북대 총장은 "약대 6년 문제에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고 기초과학 황폐화는 모든 국립대학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며 "이렇게 졸업한 약대학생들의 80%정도가 개국약사로 진출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선진국은 50%정도가 임상연구학사고 나머지 50%가 개국약사인데 우리나라는 20% 정도약사만이 임상연구에 진출한다"며 "신약개발이 부진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약대 진학을 위한 대학생들의 과도한 사교육비도 문제가 되고 있다. 'PEET'가 변별력 확보에 초점을 두다보니 난이도가 높아져 수험생들이 고액의 사교육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M학원의 PEET 준비반인 '기초종합반' 한 달 수강료는 회원가입비 포함 약 200만원이다. 반수생을 위한 6개월 과정의 수강료는 약 550만원에 달한다. 인터넷 강의의 경우 1년 통합수강권이 약 26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실제로 2014년 약교협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약학대학 학생들 중 53%가 6개월 이상 PEET 전문 학원을 이용했다고 답변했다. 이 중 2014학년도 입학생들의 25%는 1년 이상 사설 강좌를 수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PEET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비싼 대학 등록금을 부담하면서, 동시에 대학 평균 등록금보다 높은 수준의 사교육비를 또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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