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아나키스트 [683306] · MS 2016 · 쪽지

2016-08-27 08:57:21
조회수 10,533

강원우 선생님의 강의를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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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휘 선택이 아주 공격적이고 타 강사에게 배타적인데, 이러한 성향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릴 거 같아요. 저는 매우 불호라서 방금 껐어요.


강의 내용 자체에 대한 평은 약간 개인적이지만, 이 또한 제 취향이 아니네요.
Keep A from V-ing 를 설명하시는데 From 자체가 방해하다, 막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시네요.
이건 동사의 성질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해서 위험한 일반화구나 싶었어요.
저 구문에서 from이 쓰인 구문이 방해의 뜻을 갖는 건 어디까지나 keep이란 동사의 근원적 성질이 유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V-ing로부터 A를 유지하다, 즉 V-ing와 거리를 둔 채로 A를 유지하는 것이고 비단 이 Keep이라는 동사 뿐만 아닌 유지의 의미를 지닌 동사들이 from과 쓰일 때 그 구문이 방해하다, 막다 등의 뉘앙스를 갖게 된다고 말하는 게 오해의 소지가 없다고 봐요.

논리도 마찬가진데, 예시로 풀어준 빈칸 문제의 얼개는 이랬습니다.

1. 인간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2. 그러나, 나무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는 씨앗과 같이
3. 인간은 _하다.
4. 인간은 그 본성의 변화 없이, 성장이 가능하다.

강원우 선생님은 저 빈칸에 들어가야 하는 내용이 변화 O라고 했지요. 2에서 역접이 나왔으니까요.
그러나, 이 설명도 불충분한 게 됩니다. 왜냐면 저 얼개에서 변화와 관련된 주체가 두 가지거든요. 그 중 인간 본성은 변하지 않으나, 인간가능성으로 말미암아 변화한다는 거죠. 빈칸에 변화가 나오면 무조건 O인게 아니라는 거에요.
물론 빈칸 문장을 꼼꼼히 읽는 중요성을 피력하는 강의 초반부이긴 합니다.
저 문제의 선지가 어렵게 나왔고 선생님도 그 강의에서 보여준 해석 그대로였다면 선지 중 고민하는 걸 피해갈 수 없었을 겁니다. 본인이 그렇게 비판하시던 감 독해와 다를 바가 없죠.

방법론 자체는 확실히 개연성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세심한 논리가 아니라면 다른 부분에서 실전적으로 학생들이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게끔 도구를 잘 설정하신 것 같아요.
그런데 첫 강부터 아전인수 격의 해석이 나오니 듣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네요. 설사 이러한 논리적인 세밀함이 부족하지 않았어도, 빈칸 문장만 읽고 답이 나온다는 걸 예시로 들어 해당 문장의 중요성을 피력하는 건 그 의도와 상관 없이 학생들로 하여금 오해의 소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강이나 OT, 맛보기가 정말 중요하단 걸 느끼고 다시 공부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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