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만 삼수 문과생 원점수 390점 받기까지 + 질문 받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0583578
원래 글 솜씨도 별로 없고 수기를 쓸 생각은 없었는데.. 작년의 저처럼 고민하는 수험생 분들을 위해 제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이렇게 글을 몇 자 써봅니다.
저와 제 1년간의 생활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1년전 저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모두 미국 커리큘럼으로 운영되고 미국 학력만 인정 되는 한국 소재 외국인 고등학교를 다니며 미국 유학을 준비했으나..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 결과적으로 유학에 실패한 학생이었습니다. 당연히 수능은 완전 문외한이었고.. 한국 대학을 학교 다니면서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수능을 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었죠. 그러나 미국 유학이 좌절된 당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수능밖에 없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올 해 수능에 도전하기로 작년 하반기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근데 사람 마음이란게 그렇게 쉽게 독해지지는 않더라구요. 집 근처 재종반에 들어갔는데 3일만에 나왔어요. 너무 힘들어서 ㅋㅋㅋㅋㅋ.. 특히 한국 중,고교생활을 경험해본 적 없는 저였기에 거부감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근데 그렇게 나와서 그냥 한 주 정도 쉬고 있으려니 부끄럽고 자괴감이 들더라구요. 내가 지금 뭐하나, 한 번 하기로 한 것 끝까지 하지는 못할망정 3일만에 때려치고. 이러면 안되겠단 생각이 불현듯 들었고, 마음이 약해졌던 이유중 하나가 집과 너무 가깝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집에서 거의 한시간 반 거리인 서울 교대역쪽 학원 독재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몇 시간씩 책을 붙잡고 앉아있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이 악 물고 어떻게든 버티다보니 하루하루 엉덩이 의자에 붙이고 버텨나갈 관성은 자연스레 생겼습니다. 처음엔 2시간도 진득하니 앉아서 공부하기가 힘들고 하루가 끝나면 죽을 것 같았는데, 매일 매일을 오늘만.. 오늘만.. 하면서 버티다 보니까 하루 일과를 소화해도 죽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공부 관성이 어느정도 생기고 선행반이 끝나갈 무렵, 독재로 커버할 수 있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껴서 학원 내의 재종반으로 옮기게 되었고, 한달 간 밥 먹는 시간도 아껴가며 열심히 공부한 것이 주요했는지, 정규 재종반 반배치고사에서 꽤 좋은 성적을 받고 문과 1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정규반에 들어간 뒤에는 학원 재종반 시스템이 다행히도 저와 잘 맞았고 공부에도 가속도가 붙어서 정말 시간이 물 흐르듯 흘러가더군요. 또한 학원 시스템 상 모의고사도 거의 2주일에 한 번씩, 교육청이나 평가원 모의고사가 있을 땐 한 주 단위로 있어서 쉴 틈 없이 공부에 매진하다보니 어느새 1학기가 끝, 또 2학기가 끝, 파이널도 끝나고 수능을 치고 만족할만한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번 수능을 잘 볼 수 있었던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한 세가지 정도로 추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확고한 목표
- 그냥 막연히 더 좋은 대학을 가고싶다는 애매한 동기가 아닌, 지속적으로 떠올리며 공부가 힘들 때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2. 좋은 파트너
- 마라토너에게 페이스 메이커가 있듯이 수험생에게도 좋은 파트너의 존재가 중요합니다. 저에게는 학원이 그 역할을 해주었구요. 보통 대형학원을 많이 선호하시던데 자는 오히려 제가 다닌 학원같이 학생 하나하나 관리를 잘 해주고 주변 환경이 쾌적한 소형 학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소형이다 보니 선생님들께 수업시간 외 질문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어서 부족한 부분 보충하기도 수월했구요.
3. 오버하지 않는 꾸준함
- 수험생활을 하는 동안 일요일을 제외하곤 항상 5시반 기상 12시 좀 넘어 취침을 지켰습니다. 하루에 15~16시간을 공부하고 잠을 줄이고 그랬던 적은 없지만 큰 공백기 없이 꾸준하게 공부의 끈을 이어온 것이 수험생활 성공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강 이렇게 1년을 보냈습니다. 진짜 돌아보니 공부밖에 안한 1년이라 거창하게 이야기라고 할 것 까지도 없네요.. 하하
구체적인 공부 방법론, 학원에 대한 자세한 것들, 1년간 느낀 심리적인 부분들을 모두 글로 적을까 했지만, 모든이에게 공감이 되고 도움을 줄만한 내용은 쓸 수 없을 것 같아서 최대한 담백하게 글을 마무리 하고 질문을 많이 받으려고 합니다. 수험생활에 관련된 내용이라면 무엇이든 좋으니 댓글이나 쪽지로 질문 해주시면 최대한 성심성의껏 답변 해 드리겠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칼럼 비슷한 무언가] N제, 실모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1
다들 N제 많이들 푸시나요? 푼다면 어떤 N제를 풀고 계시나요? 이런 말을 하면...
-
고3개꿀론 0
아~ 11시 픽업이라고?
-
심특 워크북 0
이창무 심특 수강중인데 심특 워크북 필수인가요? 본교재 진도 끝나는대로 n제 실모...
-
[이동훈t] 다른 과목, 같은 실전개념 (2106가18(나21)) 0
2025 이동훈 기출 https://atom.ac/books/11758/...
-
수2문제 질문 1
음… 일단 두 직선에 접하고, (나)조건에 의해, 변곡점의 x좌표가 1이고, 또,...
-
가끔잡담태크 미스해도 서로이해가능한 닝겐댓글!!당장!!
-
반수생 4덮 2
기숙사에서 풀었슴다 화작89 미적76 영어89 (2;;;) 중간 때문에 2주 간...
-
배성민마렵다
-
에휴 수시일듯
-
늦버기 수면 0
잘자 오뿌이
-
ㄷㄷ
-
로스쿨 90명이나 갔네 캬캬캬캬
-
간단히 소개하자면 중학교 2학년 동생을 둔 대학교 2학년입니다,,, 중학교때...
-
설 기계공 치고 왤케낮음?
-
시험 끝 5
과제 시작
-
시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입니다! 답은 2번이라 하는데 내재적관점이 아니라...
-
남에게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과목은 사문임 이래서 성적과 가르치는 건 아예 별개인가
-
과외생 어머님~ 2
과외비 주세요 ㅠㅠ
-
롤할사람 9함 2
넵
-
펜타킬햇다 0
우하하
-
내가 이딴걸 96점 맞고 수학 잘한다고 자랑질했구나…
-
너무 어려운데 진심?
-
인구 줄어들든 말든 애초에 연금 넣은만큼+수익률만 돌려주면 1도 상관 없는거 아님?...
-
수시가 뭔가요? 4
수시에 교과전형이랑 비교과전형이 있는데, 그 중 교과전형에 관한 질문입니다!...
-
여르비면덕코줌 6
-
지름신이 문제야
-
아무꺼나 박아놔야 성적으로 예상 대학 뜨나요
-
■ 의대교수 집단휴진 예고 첫날 “겨우 만든 비상시스템 망가져 혼란 가중 불가피…...
-
손에 가시박혔어 0
근데 안보여서 우러써
-
다들 성적표 확인하셨던데 4덮 러셀에서 보신분들 아직 성적표 문자 안받으셨죠?...
-
난 개인적으로 2번이다..
-
원래 있던 독서실 쌤이 찍먹만 하보라고해서 하고있다가 와이걸 어떻게...
-
수2 질문 0
(ii)에서 구간 양끝 중 하나에서 최댓값 가지므로 a가 -3분에1부터 3분에...
-
중1짜리를 고졸 검정고시 준비시키고 독학사시키려는 거 부터가... 어휴...
-
아 잠깐만 잔다는게 개같이 자버렸네
-
굿모닝 3
-
대학와서도 커버가 안됩니다;
-
의대 1학년 전원 유급으로 25년에는 안뽑아요~ or 정시수시 합쳐서 10명...
-
이제서야 알았는데 전공의 니들때매 슬전생에 고윤정 나오는데 편성연기됐잖아 ㅅㅂ
-
크리티컬 포인트 0
누나가 화학 크포 할려다가 바꿔서 크포는 다 풀었고 워크북만 남았는데 워크북이랑...
-
링크좀요
-
??: 야 야 야! 니가 뉴진스에대해서 나보다 더잘알아? 1
맞다이로들어와 어쩌고저쩌고...
-
해설에는 역학적에너지 변화량이 -9K+P라 설명하는데 위치에너지 변화를 고려하면...
-
한국인들이란.. 4
음 이렇다네요
-
민초는 무료에요
-
언제나 니 생각에 빠져보곤해
사실상 재수생?
음.. 미국 유학 준비를 한 것도 1수라고 치면 재수생이라고 봐야겠죠??
그래서이번에 과가 어떠케되시는거에요?
서울대 인문, 연대 경영 썼습니다.
대단하신거같아요ㅜ
감사합니다!
국어점수가 제일 신기하네여
수험생활 후반에 국어가 입시의 키 포인트가 될 것 같아서 공부량을 두 배로 늘리고 다양한 지문(리트, 과거 교육청, 사설 모의고사 등등)을 가지고 선지 하나하나 맞는 근거, 틀린 근거 찾는 연습을 했던게 주요했던 것 같습니다.
ㅋㅋㅋ님 저랑 제2외국어 빼고 선택과목이랑 과목별 원점수 똑같아요 신기방기
ㅋㅋㅋ 소오름.. 이번에 어디 쓰셨나요?
설경제요! 님도 꼭 붙으실 겁니다
크 역시 외궈 감점이 크긴 큰가봅니다. 서울대에서 뵙죠 허허
국어진짜신기해여...어케공부하셧나여??
원래 책 읽는걸 좋아했어서 독해력은 어느정도 있었구요, 수험생활 초기에는 마더통과 학원 자체 교재로 기출을 익히고 ebs는 한 번 풀어보는 정도로 수특 수완을 뗐어요. 여름에는 국어보단 탐구와 수학에 집중해서 기출 복습하는 정도로만 가지고 가다가 9평 때 1등급 턱걸이 점수를 맞고 위기감을 느껴서 윗 댓글에 적어놓은 대로 수능 때까지 실천 했습니다.
국어 공부 어떻게 하셨나요?
윗 댓글 참조!
재능+노력의 좋은예네
재능이 아예 없다고 하면 기만이 될 것 같아서.. ㅋㅋㅋㅋ 노력이 배신하지 않을 정도의 재능이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수학은 1년만에 잡으신건가요?. 어떻게 시작하셨는지
국어같은경우 고전시가나 문법같은 경우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고전시가어떻게생각하면 간단한영역이지만 또 다른한편으로는 엄청방대하다고느껴져서..
수학은 선행반 때 거의 수학밖에 안하다시피 하면서 개념과 문풀을 같이 병행 했구요.(Ebs 인강 듣고 개념원리 해당 단원 풀이 -> 신승범 개념강의 수강 -> 기출 건드리기) 재종반으로 옮긴 이후엔 학원 커리큘럼 쭉 따라가면서 기출이랑 n제 하나하나 잡아가며 문풀 실력을 기르고 후반부엔 실전 감각을 기르려고 사설 실전 모의고사를 하루에 하나씩 풀었어요. 거의 70회차 가까이 풀었던 것 같아요. 점수 변화는 3월 교육청 모의고사 69점 - 6월 평가원 88 - 9월 평가원 96 - 수능 92점입니다.
문법같은 경우엔 학원 국어 선생님이 문법 전공자셔서 그 덕을 많이 봤구요, 고전 시가는 주요 어휘들은 외워주고 고전 장르에서 반복되는 클리셰라고 해야하나.. 시상 전개 패턴들이 있잖아요, 그런걸 파악하면서 작품을 외우는게 아니라 직접 독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설인문 축하해요^^
나군엔 고대쓰시지ㅋㄷ
찡긋
ㅋㅋㅋ오버하지 않는 꾸준함을 오버워치 하지 않는으로 봤어요.....설인문에서 봅시다!
노베수준에서 저 정도까지 끌어올리신건가요??
학원 어디다니셧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