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j050 [689433]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7-01-09 11: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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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만 삼수 문과생 원점수 390점 받기까지 + 질문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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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글 솜씨도 별로 없고 수기를 쓸 생각은 없었는데.. 작년의 저처럼 고민하는 수험생 분들을 위해 제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이렇게 글을 몇 자 써봅니다. 


 저와 제 1년간의 생활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1년전 저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모두 미국 커리큘럼으로 운영되고 미국 학력만 인정 되는 한국 소재 외국인 고등학교를 다니며 미국 유학을 준비했으나..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 결과적으로 유학에 실패한 학생이었습니다. 당연히 수능은 완전 문외한이었고.. 한국 대학을 학교 다니면서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수능을 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었죠. 그러나 미국 유학이 좌절된 당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수능밖에 없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올 해 수능에 도전하기로 작년 하반기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근데 사람 마음이란게 그렇게 쉽게 독해지지는 않더라구요. 집 근처 재종반에 들어갔는데 3일만에 나왔어요. 너무 힘들어서 ㅋㅋㅋㅋㅋ.. 특히 한국 중,고교생활을 경험해본 적 없는 저였기에 거부감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근데 그렇게 나와서 그냥 한 주 정도 쉬고 있으려니 부끄럽고 자괴감이 들더라구요. 내가 지금 뭐하나, 한 번 하기로 한 것 끝까지 하지는 못할망정 3일만에 때려치고. 이러면 안되겠단 생각이 불현듯 들었고, 마음이 약해졌던 이유중 하나가 집과 너무 가깝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집에서 거의 한시간 반 거리인 서울 교대역쪽 학원 독재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몇 시간씩 책을 붙잡고 앉아있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이 악 물고 어떻게든 버티다보니 하루하루 엉덩이 의자에 붙이고 버텨나갈 관성은 자연스레 생겼습니다. 처음엔 2시간도 진득하니 앉아서 공부하기가 힘들고 하루가 끝나면 죽을 것 같았는데, 매일 매일을 오늘만.. 오늘만.. 하면서 버티다 보니까 하루 일과를 소화해도 죽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공부 관성이 어느정도 생기고 선행반이 끝나갈 무렵, 독재로 커버할 수 있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껴서 학원 내의 재종반으로 옮기게 되었고, 한달 간 밥 먹는 시간도 아껴가며 열심히 공부한 것이 주요했는지, 정규 재종반 반배치고사에서 꽤 좋은 성적을 받고 문과 1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정규반에 들어간 뒤에는 학원 재종반 시스템이 다행히도 저와 잘 맞았고 공부에도 가속도가 붙어서 정말 시간이 물 흐르듯 흘러가더군요. 또한 학원 시스템 상 모의고사도 거의 2주일에 한 번씩, 교육청이나 평가원 모의고사가 있을 땐 한 주 단위로 있어서 쉴 틈 없이 공부에 매진하다보니 어느새 1학기가 끝, 또 2학기가 끝, 파이널도 끝나고 수능을 치고 만족할만한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번 수능을 잘 볼 수 있었던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한 세가지 정도로 추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확고한 목표

- 그냥 막연히 더 좋은 대학을 가고싶다는 애매한 동기가 아닌, 지속적으로 떠올리며 공부가 힘들 때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2. 좋은 파트너

- 마라토너에게 페이스 메이커가 있듯이 수험생에게도 좋은 파트너의 존재가 중요합니다. 저에게는 학원이 그 역할을 해주었구요. 보통 대형학원을 많이 선호하시던데 자는 오히려 제가 다닌 학원같이 학생 하나하나 관리를 잘 해주고 주변 환경이 쾌적한 소형 학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소형이다 보니 선생님들께 수업시간 외 질문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어서 부족한 부분 보충하기도 수월했구요.


3. 오버하지 않는 꾸준함

- 수험생활을 하는 동안 일요일을 제외하곤 항상 5시반 기상 12시 좀 넘어 취침을 지켰습니다. 하루에 15~16시간을 공부하고 잠을 줄이고 그랬던 적은 없지만 큰 공백기 없이 꾸준하게 공부의 끈을 이어온 것이 수험생활 성공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강 이렇게 1년을 보냈습니다. 진짜 돌아보니 공부밖에 안한 1년이라 거창하게 이야기라고 할 것 까지도 없네요.. 하하



구체적인 공부 방법론, 학원에 대한 자세한 것들, 1년간 느낀 심리적인 부분들을 모두 글로 적을까 했지만, 모든이에게 공감이 되고 도움을 줄만한 내용은 쓸 수 없을 것 같아서 최대한 담백하게 글을 마무리 하고 질문을 많이 받으려고 합니다. 수험생활에 관련된 내용이라면 무엇이든 좋으니 댓글이나 쪽지로 질문 해주시면 최대한 성심성의껏 답변 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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