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lineun [567750] · MS 2015 · 쪽지

2016-08-26 07:03:12
조회수 5,044

그냥 쓸데없이 길고 잡다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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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쓸데없고 길기만 한 글이므로 잘 결정하셔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라인 lineun입니다.

오르비에 학습과 관련된 내용 이외의 글을 작성하는건 이번이 두 번째인 것 같네요.
뭐 별 거 아니지만서도 그냥 마음 한 구석이 찝찝한게 누군가에게라도 좀 푸념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모르시는 분이 더 많으실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오르비에서 "라인 모의평가"라는 책을 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책을 만드는 사람, 즉 저자이죠. 모든 저자들은 항상 똑같은 걱정을 하나 합니다.
바로 '자신의 저작물이 어떤 평가를 받느냐?' 이겁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한 번씩 커뮤니티를 뒤지고 다닙니다.
물론 저자들도 사람인지라 부정적인 의견을 보면 기분이 안 좋을겁니다.
저 역시도, 처음 책을 냈을 때 그랬고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저나 제 책에 대한
좋지 않은 견해를 접하게되면 마음 한 구석이 씁슬해지곤 합니다.
사람인지라 갈림길에 서게 되는데요. 그 갈림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1)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부정적인 의견 하나쯤이야 무시해도 되겠지.
2) 부정적인 의견을 말한 사람은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꼈던걸까?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까?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저자들이 두 번째와 같은 갈림길을 선택합니다.
번거롭고, 피곤하고, 힘든 길임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선택합니다.
그 길을 선택하는 데에는 저마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됩니다만
저는 실수를 발판삼아 제가 한 걸음 더 내딛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만들려고 그럽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와 같은 이유겠지요.

반드시 옳은 것은 없다. 이 말이 참 맞는 말인것 같습니다.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또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생각하는 기준이라는건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내용이라 관례상
정한 내용이죠. 그런 내용들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통용되니까 마치 옳은 것이라고 느껴지고
소수의 의견들은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것이지요.

우리가 배우는 학문만해도 그렇습니다. (학문이 잘못되었다고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태초에 인류가 탄생하면서 그 흐름을 주도한 이들이 있을 것이고, 그들이 인류 문명을 더욱 더
윤택하게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제작한 학문이고 이걸 이렇게 하자라고 약속한 내용들이죠.
물론 과학은 실제 사실을 기반으로 내용이 설계된 것이지만, 그것도 다른 관점에서 보게되면
그들이 알아낸 사실들을 바탕으로 여러명이 합의하여 이렇게 하자라고 내용을 잡은거니까요.

결국 이렇게보면 누구의 의견은 맞고, 누구의 의견은 틀리다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군지 모르는 이들이 정해놓고 만들어놓은 일정한 약속들을 지키면서 살아가는거죠.
대한민국에서 가장 객관적이라는 수능도 결국에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약속을 바탕으로
출제하는 건데, 당연히 해석에 있어 의견이 갈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실 평가원이 가끔씩 이의제기에 대해 권위로 누르는 모습을 보면 떨떠름하긴 합니다.
마치 초등학교 6학년이 이제 막 유치원에 들어온 아이를 대한다는 느낌이랄까요.

얘기가 조금 딴 데로 센 것 같습니다. 원래 말주변이 없기 때문에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어떤 의견이든지 간에 사람이 어떤 것에 대해 의견을 내놓으면 
해당 내용은 의견을 제시한 그 사람의 입장에서 충분히 고려해보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최대한 모든 이들의 의견에 귀를 귀울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더구나 저는 약간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이라서
좋은 의견을 보면 굉장히 기쁘다가도, 그렇지 않은 내용을 접하게되면 우울해지곤 합니다.
그래도 우울함을 빨리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건 "제가 여러분을 감시하니까 저에 대해 나쁜 말 하지 마세요!" 이게 아닙니다.
그냥 여러분이 보는 의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가끔 기분이
우울해질때면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제가 책을 만들기로 결심했을 때 사실은 이렇게까지 힘든 일인줄 모르고 겁없이 덤벼들었습니다.
예전에 칸타타님께서 이 노력을 과외에 쏟아부으면 몇 배로 벌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틀리지 않은게 그만한 노력을 들여 과외를 하게되면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훨씬
더 풍요로운 삶을 즐길 수 있습니다. 조금 안 좋은 게 있어도 자주 보고 친분이 생기니까 
일정 수준 이상으로 심각하지 않은 이상 말을 삼가게 되고, 또 어느새 친해지다보면 친분에 묻어
그냥 그저 그렇게 넘어가곤 합니다. 이런게 컨텐츠를 만드는 저자한테는 살짝 안 좋을 수가 
있는데 그게 무엇이냐면 바로 자신의 현 상태에 대해 언급이 없다면 그게 괜찮은 걸로 압니다.
그래서 다른 저자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채찍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의견이 상대방에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지만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한다면 자신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상대방이 너그러운 태도를 보일겁니다.
저 역시도 냉철하고 비판적인 의견에 더욱 귀를 귀울이게 됩니다.

다만 뜬금없이 비속어나 듣기 거북한 말을 사용하면 그건 인격적으로 모독을 받는다고 판단되어
상황이 달라집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누구나 인격적으로 모독을 받으면 이성의 끈이 날아가죠. 저 사람이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거지라는 생각도 들구요. 세계인권선언만 봐도 지구상의
모든 사람은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존중받아 마땅한거죠. (그렇다고 다른 생물들은 존중받을
필요가 없다. 이런건 아닙니다.)

사실 제가 내는 책을 선택할 수 있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저에 대한 믿음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딱히 학교를 밝힌 것도 아니고, 점수를 밝힌 것도 아니니까요.
(학교는 딱히 밝힐 생각은 없고, 점수는 인증할 수 있습니다. 잘본 시험만 간추려서 말하자면
2015학년도 6월 평가원 생1 50점, 2017학년도 6월 평가원 생1 47점입니다. 둘 다 시험장에서
풀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이 책 한 권을 위해 지난 11월부터 이번 8월까지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는 것은
조금 알아주셨으면 하는 것도 해서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쓰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그냥 진짜 내용의 흐름이 연결되지 않는 이상한 뻘글이네요.

아무튼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1) 대부분의 저자들은 더 나은 길을 걷기 위해 항상 고뇌한다.
2) 대부분의 저자들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본인은 더욱 더 냉철하고 비판적인 의견을 원한다.
3) 다만, 저자도 사람인지라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게끔 의견을 말해주면 좋겠다.
4) 이번 라인 모의평가에 정말 많이 공을 들였으므로 이 점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물론 그래봤자 사설이기에 아무리 날고 기어도 평가원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5) 신상을 밝히지 않아서 좀 꺼려지는 부분이 있지만, 잘 본 평가원 시험은 현장 만점도 받았다.
6) 이 글을 쓴 사람은 글을 매우 못 쓴다.

뭐 이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아무튼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가 정말 글을 못 쓰지만 도저히 고쳐쓸 엄두가 나지 않기에 그냥
올리겠습니다. 그냥 저자로 살아가는 한 명의 사람이 그냥 지쳐서 늘어놓는 푸념글이므로
고운 마음씨로 예쁘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뜻 깊고 보람찬 하루가 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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