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르맹 [343315] · MS 2010 (수정됨) · 쪽지

2016-11-24 13:10:44
조회수 1,749

수능의 역사와 영어 절평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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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영어 사교육 종사하는 사람도 아닌데다가 이번수능을 끝으로 더이상 수학강사도 아니기때문에 이런글이 좀 조심스럽긴 합니다. 

 그냥 사교육종사자로서가 아닌 지금까지 01수능부터 수능의 변화를 직접 지켜봐온 사람으로서 글을 좀 써볼까 합니다. 난이도말고 시스템에서 주목할만한 변화가 있는경우만 언급하겠습니다.

 01수능은 제가 아니라 저희 누나가 치른 수능입니다. 사족이지만 희대의 물수능으로 일컬어지고 만점자가 무려 66명이 나온시험이죠. 제가 보지도 않은 01을 굳이 언급한 이유는 이때까지가 총점으로만 평가하던 해였고 제가 알기론 등급이 없던걸로 압니다. 무조건 400점 만점에 몇점 이런식으로 대학을 가던해였죠. 

02 03은 시스템은 01과 거의 같지만 등급이라는 당시로서는 생소한 개념이 생겨났고 가중치라는 개념이 최초로

생겨났습니다. 언수사과외라는 과목에서 이과의 경우 사탐을 보는학교가 정말 손에 꼽을정도였고 문과는 과탐을 보는학교가 손에 꼽을정도였습니다. 연대와 포항공대가 

전과목을 수과에 1.5배만 가중을 두는 방식으로 봤었죠.

즉 전과목 고루잘하는애보다 수학과학에 강하던애들이 다소 유리해졌습니다. 04때도 거의 시스템이 비슷했는데 소숫점 반올림 소송사태가 03때 벌어지면서 언어는 1.8 2 2.2였던 문제들이 1 2 3으로 탐구 외국어는 1 1.5 2 였던 문제가 1 2 로 바뀌는 현상이 벌어졌죠.

 아마 제가 기억하는한 가장 수능이 큰 지각변동을 일으킨해는 05였습니다 (05컨닝사태도 한몫함) 문과는 사탐만 이과는 과탐만 보는 파격적인 변화가 일어났고 처음으로 과목별 유불리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되기도 했죠. 언어가 100점 만점으로 난이도하락과 함께 비중도 줄어들었던것도 주목할만한 포인트였다고 할수 있겠네요. 

06 07은 05와 거의 유사합니다. 

 08은 아주 재밌는 수능이었죠 ㅋㅋ 등급제라는... 08학번들 있으실텐데 저야 08성적표를 못받아봤지만 그때 사람들말론 수능역사상 가장 심플한 성적표를 받았다더군요. 

제가 08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당시 수리가형 난이도 논란이 이번 절대평가 난이도 예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05 06 07년까지 수리가형 난이도가 6차때에 비해 문이과 차이가 많았는데 이게 교차지원 표점차이라는 추측이 많았습니다. 문과학생들이 수학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많다보니 난이도가 비슷하다면 표점이 압도적으로 나형이 높을수밖에 없고 가형 만점표점이랑 너무 차이가 난다는 이유였죠. 거기서 자유로워진 평가원이 등급제에서 수리가 1컷 100을 만드는 만행를 저지릅니다. 이때 확신했어요. &&'얘들은 등급컷조절능력이 없다&&' 영어절대평가도 막 한국사처럼 엊그제 보고 시험봤는데 47점 상식으로 봤는데 45점 이런수준까진 아니더라고 (혹여 한국사 망치신분들 있으면 죄송합니다) 상대평가였으면 1컷 100짜리 시험지정도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08가형이 표점조절이라는 목적이 사라져서 변별력을 잃었다면 이번엔 변별이라는 목적이 사라졌으니까요. 그리고 이 즈음에 언어가 60문제에서 50문제로 바뀐것 같은데 이땐 기억이 잘 안나네요 08아니면 09일겁니다. 

 09 10 11 까지 또 1년만에 등급제 폐지되고 그 이전 시스템이랑 비슷하다가 12가 되면서 변화가 생기죠. 05~11까지 지속되어온 수리영역 선택과목이 사라지고 21번까지 객관식 나머지 주관식으로 바뀌게 됩니다. 탐구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생겨나죠 ㅋㅋ 3과목으로 바뀌는... 어찌보면 과목간 유불리 심화의 신호탄을 알리는 변화였을듯 싶네요. 13도 12랑 차이는 없었습니다.

 14에오면서 용어에 혁명이 일어나죠. ㅋㅋ 언수외에서 국수영으로... 수능역사상 최초로 문이과가 다른 국어시험을 치르는 사태도 발생했고 정말 왜보는지 알수없는 영어ab도 나눠놨죠.문제수도 국영45로 줄어들고 탐구는 무려 2과목으로 줄어들고... 이때부터는 수능날 보다 이전에 응시하는 탐구과목선택영역이라는 새로운 수능영역이 생겨났죠. 제아무리 잘해도 탐구 안좋은거 선택하면 상당한 타격을 입는 기이한 현상이... 

15 이후부터는 현 학생들이 저보다 더 잘 알거같아서 번데기앞에서 주름잡는것 같아 안쓰겠습니다.

 이번 17에서 18로 바뀌면서 최고의 뜨거운감자는 누가뭐래도 영어절평입니다. ㅋ 재밌는 사실이 연대는 6차 마지막 거의 모든학교가 과목별 가중치를 극단적으로 줄때 혼자만 꿋꿋이 총점반영하던 학교였는데 이번엔 영어반영의 학교의 선봉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네요. 이미 대학들의 입장은 정해졌고 결국 마지막 칼은 평가원이 쥐고있는데 과연어떨지 모르겠어요. 물론 아무도 모르는거지만 제 생각엔 현재보단 쉬워지지만 대비안하면 큰코다치는 시험일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현 3등급정도인 학생들도 영어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있는 기회가 되는 시험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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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꼬츄 · 681667 · 16/11/24 13:14 · MS 2016

    교육제도가 완전히 자리매김 되었으면..
    매번 어떻게 달라질까 조마조마..에휴

  • 제르맹 · 343315 · 16/11/24 17:57 · MS 2010

    동감입니다. 예전에 50년대부터 집계해놓은거 봤는데 바뀐해가 안바뀐해보다 더 많다고 ㅋㅋ

  • 마테차 · 673198 · 16/11/24 13:14 · MS 2016

    오랫동안 입시판 있으신 입장에서 내년 교육부에선 영어 절평으로 인한 수학 풍선 효과를 감안해 2015.2016수능과 같은 물수학 기조를 유지할꺼라보시나요?

  • 제르맹 · 343315 · 16/11/24 13:17 · MS 2010

    수학은 물수능이든 불수능이든 예제수준문제/고난도문제 구분으로 할것같긴합니다. 평가원놈들 컷 딱딱떨어지니까 맛들린듯... 예전수능은 중간난이도가 많아서 의외로 애들이 말려서 못보는경우도 더러있었거든요.

  • JumpingCat · 558778 · 16/11/24 13:20 · MS 2015

    영어가 그나마 제일 잘나오는 과목이여서 처음엔 좀 싫었는데 가면갈수록 좋은거같음..
    학교에서 맨날 자는친구 외국에서 살다왔는데 영어만은 맨날 100점에 30분 넘게 남기고 노는거보면
    속으로 ㅂㄷㅂㄷ 했던 기억이...

  • Praha · 441451 · 16/11/24 13:23 · MS 2013

    역시 현대사의 산 증인

  • 제르맹 · 343315 · 16/11/24 13:39 · MS 2010

    예전에 한달 떠나있을때 프라아재가 대표아재였다던데..... 이제 넘겨드릴게요. 아재계의 수장으로 활동하세요

  • Praha · 441451 · 16/11/24 13:49 · MS 2013

    탈출할거임!!

  • 박주혁t · 370907 · 16/11/24 17:36 · MS 2011

    수학강사계 떠나시면 뭐하시나요?^^

  • 제르맹 · 343315 · 16/11/24 17:42 · MS 2010

    ㅋㅋ 나중에 잘 되면 글올릴게요... 사실 전 임시로 하던일인데다가 제대로 된 강사라고 보기도 뭐한 실력이라... 강사계에서 떠난다는말이 좀 민망하긴 해요.

  • 박주혁t · 370907 · 16/11/24 17:46 · MS 2011

    넵^^ 응원합니다~

  • 제르맹 · 343315 · 16/11/24 17:47 · MS 2010

    감사해요 ^^ 선생님도 지금도 훌륭하시지만 강사로서 더욱더 대성하시길

  • 제르맹 · 343315 · 16/11/24 17:41 · MS 2010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Iudex · 492642 · 16/11/24 17:41 · MS 2014

    마지막 3줄 ㅂㄷㅂㄷ

  • 제르맹 · 343315 · 16/11/24 17:45 · MS 2010

    제가 수험생이라면 맘편하게 영어공부 할것 같네요. 절평영어는 영어 공부 하는애들은 다 보상받고 안하는애들은 피눈물 흘릴 시험이 되었으면 하네요. 그게 수능의 목적이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