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서 [502700] · MS 2014 · 쪽지

2014-04-20 06:17:17
조회수 356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막막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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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좋은 글이 올라와 이렇게 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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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달려온 시간을 지나,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때론 막막하고 두려울 때가 있죠.


지금 생각하는 곳에 닿기 위해선 얼마만큼의 시간이, 노력이 필요할까?

하려고 한다고 정말 할 순 있긴 할 걸까?

이루지 못한 상황이 닥치면?


걱정되는 미래에 잠 못 이루는 때에

자주 펼쳐보던 책이 있습니다.

독일 작가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입니다.

그 중 일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길 좋아하는 모모에게 과묵한 성격의 도로 청소부 '베포'할아버지께서 청소를 하시며 든 생각을 정리해서 말해주는 장면입니다. 대사가 가슴에 와닿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많은 사람들에게도 이 글이 좋은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


 "얘, 모모야. 때론 우리 앞에 아주 긴 도로가 있어. 너무 길어. 도저히 해 낼 수 없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지."


 그러고는 한참동안 묵묵히 앞만 바라보다가 다시 말했다.


 "그러면 서두르게 되지. 그리고 점점 더 빨리 서두르는 거야. 허리를 펴고 앞을 보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것 같지. 

그러면 더욱 긴장되고 불안한 거야. 나중에는 숨이 탁탁 막혀서 더 이상 비질을 할 수가 없어. 

앞에는 여전히 길이 아득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거야."


 그러고는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다시 말을 이럿다.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 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계속해서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그러고는 다시 말을 멈추고 한참 동안 생각을 한 다음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면 일을 하는 게 즐겁지. 그게 중요한 거야. 그러면 일을 잘 해 낼 수 있어. 그래야 하는 거야."


 그러고는 다시 한 번 오랫동안 잠자코 있다가 다시 말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고, 숨이 차지도 않아."


 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그게 중요한 거야."


           - [모모](1970), 미하엘 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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