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마 [701132] · MS 2016 · 쪽지

2016-12-07 04: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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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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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제일 잘한 일이 있다면,

박광일과 이명학, 특히 박광일의 강의를 듣고,

그에게서 글을 대하는 통찰,

삶을 대하는 자세, 겸손, 정직, 솔직함을 배운 것. ..


임정환과 전홍철의 강의를 들으면서, 말로써 남을 즐겁게 하는 법을 배운 것....


유대종과 최적의 강의를 듣고,

그에게서 열정적 삶의 뜨거움을 배운 것....


이원준의 강의를 듣고, 세상엔 졸라 똑똑한 금머갈이 많다는 걸 새삼 깨우친 것.... 자신의 가오를 내려놓고,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함을 깨달은 것...


이지영의 수업을 듣고, 그의 이율배반적, 모순적, 위선적 행동을 보면서, 중용의 소중함을 깨우친 것....

사람을 미혹시키고, 자신을 치켜세우는 처세술을 배운 것....


전홍철의 강의를 듣고, 무식함을 드러내지 않고, 항상 겸손해야 함을 깨달은 것...


이근갑의 수업을 듣고, 자신의 몸을 낮추어 상대방과눈을 맞추는 법을 배운 것....

그의 구속을 보고, 다시 한번 중용의 중요함을 상기한 것....


두 김윤환의 수업을 들으면서, 솔직함과 겸손함을 익힌 것....


혹여나 입시에는 실패할지언정,

내 20년 인생 중, 수능을 준비한 시간이 나에게 있어서 가당 큰 성장이였음은 분명하다.





법정 사문 생윤 모두 마스터했으니,

경제 윤사 세계사 세계지리도 글로발하게 마스터해야지.

대학은 철학과 갈 거니까 일단 윤사를 겨울에 마스터하고,

경제는 방학때 마스터하고,

세계지리는 여행갈 때....

세계사도 여행 갈 때.... ㅜㅜ 그냥 책으로 따워야지. ..


그러고고면 애들끼리 서로 사탐 선택과목 따라서 '역사충' '법정충' '지리충'하면서 논 게 정말 재밌었다.

역사충은 무슨 사건만 나오면 1776년! 이러고, 선생님 가신다그러면 갑신정변 김옥균! 이지랄에, 무슨 소리야?하면 무신정권 고려 망조의 씨앗! 이난리 치고....


법정충은 부당할 때마다 효력 유무, 피해보상 절차 따지고, 진짜 제조물책임 피해보상 받아오고...


지리충은 예산이 없다고? 예산은 사과지~ 이지랄로, 지역 이름만 나오면 특산물에, 비바람 올 때마다 바람 방향 평균 가우량에, 운동장 지형적 특성 분석에....ㅋㅋㅋ


아, 사문충은 브루주아 타도를 외치는 부류와, 너같은 놈은 한강대교 50미터 아래가 적재적소라고 외치는 부류로 나뉘었지....


딱 한 명 있던 경제충은  '음, 너의 부모님은 너를 낳아 기르시면서 편익보다 희생한 비용이 너무 크셨구나. 너보단 치킨의 효용이 더 컸을 텐데, 부모님께서 합리적이지 못한 분들이시네'했다가 애 울리고.  ㅋㅋㄱ


아이한테 논리, 사상 가르치고.... 토론하고...

엄마아빠가 논쟁하면 아이가 누가 더 타당한지 아이가 판단하고....

싸우고 나면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고..

같이 목욕탕도 가고 머리도 잘라주고

애엄마 몰래 공룡장난감 사주고 같이 놀고


꼭 나한테는 없었던, 내 안에서 혼자 만들어야 했던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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