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빠나 [652320] · MS 2016 · 쪽지

2016-06-27 02:35:44
조회수 2,004

제가 이원준선생님 강의를 잘못받아들이고 있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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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반때부터 원준쌤 강의를 듣고있는 학생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많이 어려웠지만(지금생각해보면 낯설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선생님이 정말 잘 가르치시고 그렇게 해설을 명쾌하게 하시는 분을 본 적이 없

어서 작년에 마닳의 길고 긴 해설에 지친 저는 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이항대립은 굉장히 효과적인 정보 처리방법이라는 느낌은 맛보기 강의때 부터 느낀 거였는데

역시나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었구요.

그렇게 수업을 들으면서 제가 점점 느낀거는 지문이든 선택지든 결국 범주판단을 잘 해야하는 문

제로 귀결되는 구나였는데 이것이 이것과 어떻게 다른가 그 단순히 이항대립의 그 구조도 뿐만이

아니라 거기에 숨겨져있는 기준의 의미를 생각하는게 되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3원칙

이지만 메인은 4범주인거 같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더라구요.(4범주에서 자주 나오는 범주들을 

포함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느낀 거 같습니다) 

그렇게 신채호지문이나 슈퍼문지문도(정보량이 엄청나죠) 아주 깔끔하게 딱딱 나눠지고

전향력지문이나 기판력지문, 항암제지문도 아주 효과적이게 딱딱 떨어지고 그러더라구요.

작년 심화강의를 앞에 조금만 들었었는데 거기서 채권지문 설명하시는 건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지속과 ~지속인 것을 그렇게 딱딱 나누시면서 설명해주셨는데

 그 지문 정말 오바육바라는 느낌만 가득했던 저에게는 조금 느낌이나 감 같은게 많이 왔거든요.

근데 잘 생각해보니까 제가 부족해서 그런거겠지만 과정위주로 서술되어있는 글에서 뭔가 딱 눈

에 들어오는 대비되는 내용이라고 해야할까요?  엄밀히 따져보면 거기에도 대립적인 요소가 분명

히 존재할테고 과정이 1단계 2단계 이런식으로 있으면 1단계와 2단계는 다르니까 서로 어떻게 다

르냐의 기준을 가지고 또 분류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 완전 대립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근데 저는 글을 읽을 때 그런 부분까지 다 머리에 들어오지가 않고 그냥 언젠가는 대립되는 내용

이 나오겠지라는 생각으로 글을 읽게되고 나중에는 심지어 제가 지문을 읽을때 이항대립적인 내

용을 못찾으면 엄청난 불안감을 느껴서 문제를 풀때도 이렇게 글을 뭐같이 읽으니까 문제를 못풀

지라는 생각에 나중에 보면 풀 수 있는 문제든 없는 문제든 못풀더라구요..

특히 과학기술지문은 과정이 많이 나오니까 이런 현상이 심했는데 내가 소화못한 내용이 있을거

야라는 생각에 입문편에 초반부분을 켰더니 원준쌤께서 과학지문에서는 진술부와 조건문과 인과

관계부분이랑 비례내용나오는 부분이 문장단위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씀하셔서 내가 과학지

문을 읽을때 그런 부분을 너무 소홀히 읽어서 그랬구나 하면서 다시 과정위주의 글을 읽으면

생각보다 많은 문장이 조건문이고 비례내용이고 인과관계내용이고 정보량에 허덕대면서 뭔가

~이면 이라던가 ~를 통해 이런 말만 나오면 집합관계를 상기하면서 가게되고 이런 문장이 엄청

나게 많아지는 지문은 이해보다는 어느새 집합관계생각을 하다가 지문이 끝나버리더라구요.

그러면 뭘 읽었는지도 모르겠고 또 멘붕의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저도 제가 기억력이 거의 금붕어 수준이라는 걸 잘 압니다ㅜㅜㅜ그래서 선생님께서 집중하라는

내용에 집중하면 이해했던 걸 놓치고 어느순간 제가 글을 이해하기 위해 이항대립을 하는게 아니

라 이항대립을 하려고 글을 읽게 되는 것 같네요...

저는 원래 글을 읽을때 뭐가 중요하겠다라는 생각보다는 무조건 최대한으로 이해하자라는 마인드

로 읽었다가(만점받는 분들처럼 독해력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제가 작년에 수능을 잘 못

보고 결국 독해력만 가지고 승부하겠다는건 내가 이해못하는 지문이 나온다면 그냥 무너지겠

다라는 거구나라는 생각에 평가원 글은 구조가 잘 쓰여있는 지문이라고 하니까 무조건 이해하는

것보다는 다른 전략이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인강을 들어보자라고 생각했고 원준쌤 방식이

좋은 방식인 거 같아서 듣게 된거거든요... 근데 제가 선생님 수업을 잘못받아들이고 있는건지

제 탓이겠지만 이항대립도 그렇고 구문론도 그렇고 선생님께서 지문을 잘 이해하고 문제 잘 풀라

고 가르치시는 것일텐데 제가 너무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요...

오르비 다른 원준쌤 수강생분들은 효과도 많이 보시고 점수도 안정적으로 나오시는 분들도 되

게 많으신 것같은데 제가 선생님 강의를 혹여나 이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걸까요?

기출에 적용하면 적용할수록 전보다 많은 대립적인 요소들이 보이는데(아마 익숙한 지문들이니까

그런거 같아요 한번보다는 두번볼때 더 많이 보이는 건 당연한 거겠죠)

처음보는 글을 읽을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고 불안감에 가득찬 상태네요...

앞에 말이 너무 길었는데.. 그래도 혹시 제가 정말 잘못하고 있는게 많을수도 있어서 자세히 적어

봤습니다.

사실 그래서 정말 궁금한 건 가시적으로 이항대립이 보이지 않을때( 정말 명백하게 지문자체가 나누어주는 슈퍼문 신채호 항암제 기판력 같은 지문 말구요 ) 

(예를들어 입문편에서 선생님께서 과정 설명하실때 그림그려주셨던 수분퍼텐셜이나 폐어단계 글같은거요 물론 두 지문 다 이항대립으로 구조도 그릴 수 있는 부분도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원준쌤 수강생분들께서는 연습단계보다는 처음보는지문에 실전에서는

1. 더 엄밀하게 범주를 찾는다(그래서 이것과 이것이 어떻게 다르냐의 문제를 생각한다)

2. 나름의 시각화를 통해 최대한 이해하려 노력한다(예를들어 수분퍼텐셜지문이면 뿌리 줄기 잎을 머릿속에서 생각하면서 글에서 얘기하는 응집력 장력 등을 생각하기)

3. 시각화없이 그냥 조건문, 인과관계, 비례같이 집합으로 생각하고 단정적인건지 개연적인건지 등등 구문론적 차원에서 접근하기

4. (개인적으로 진짜 신의 클라스라고 생각하지만) 1,2,3번이 동시에 다 된다.

4가지중에 어떤 유형이신가요.... 그리고 전 제가 분명히 잘못받아들이고 있거나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느끼는데 혹시 원준쌤 강의듣다가 엄청난 깨달음이 오셔서 이제는 국어때문에

불안할 일은 없고 앞으로도 확신이 있다 하시는 분 계신가요?

혹 그런 마음이 없으셔도 저를 불쌍히 여기셔서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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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삽 · 471209 · 16/06/27 04:03 · MS 2013

    저는 논리학에 약해서.. 그냥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 물빠나 · 652320 · 16/06/29 23:01 · MS 2016

    그러시군요 저도 그냥 이해하려 노력하게됩니다...

  • 장수풍뎅이 · 580526 · 16/06/27 08:34 · MS 2015

    저도 이런 것 때문에 고민이 많아요 ㅠㅠ 그래도 저는 보통 2번으로 하는 것 같아요

  • 물빠나 · 652320 · 16/06/29 23:02 · MS 2016

    흑흑 님도 그러시군요
    저도 님도 꼭 고민에 대해 좋은답을 찾아서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 ㅠㅠ

  • 서양철학사 · 409348 · 16/06/27 08:44 · MS 2012

    질문이 정말 훌륭하네요. 제가 드릴 만한 답변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저는 그래서 두 강사의 방법론을 기준으로 삼으려고(=체화하려고) 합니다. 세상에 완벽한 방법론은 없고, 즉 어느 방법론이든 맹점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한편 우리 뇌는 서로 다른 복수의 맥락(방식; 방법론)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그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실제 문제 해결 능력의 모델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그물망(network)으로, 어떤 문제를 더 잘 해결하기 위해선 그러므로 특정 모듈(전체와 독립된 부분) 하나를 강화하기보다 구성요소들 즉 부분부분들의 다양한 조합이 필요합니다. 즉, 한 가지 방법론을 고수해 그 방법론이라는 모듈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 지으려는 알고리즘적 방식이 아니라 복수의(셋부터는 현실적인/시간적인 제약이 강해지긴 하지요) 방법론을 모두 익힘으로써 복수의 방법론이라는 상이한 맥락을 교차시켜 자신의 프레임(=맹점이 된 구조)을 깨뜨리고, 또한 복수의 방법론의 체화가 자연스레 다양한 조합이 되어 국어 문제 해결 능력의 network(조합망)이 보다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실제 뇌 사용 방식에 부합하는 합리적 문제 해결 방식인 것입니다.

    2. 일부 경제 지문의 경우 이항대립 같이 보편적인 패턴이 아니라 비교적 특수한 패턴이 문제를 풀 때 요구되기도 하더군요. 전 그런 경우 이항대립을 대전제로 두고 소전제로 그러한 특수 패턴을(유형이라고도 하나요?) 둠으로써 이항대립적 사고도 적용하되 그 문제의 특수성도 '특수한 보편적 패턴'으로서 파악하려고 합니다. (ex: 노동-여가? 결정 이론 ㅡ 비례식. 실제로 비례식은 꽤나 단골인 "특수" 패턴이지요.)

    3. 말씀하신 과정(=> 제가 보기엔 '화제의 구체화') 중심의 과학 지문 같은 경우는 '이건 당연히/기본적으로/대놓고 어려운 지문이다.'라는 인식이 필요해보입니다. 이 말인즉슨 오히려 그렇기에 우리는 다른 문제에서 시간을 세이브함으로써 그 지문을 이기기 위해 이항대립이나 다른 방법론들을 보다 철.저.히. 적용하면서 읽어야 한다는 것이 됩니다. 오래 걸리더라도, 아니 애초에 오래 걸리라고 낸 문제이니까요.

  • 물빠나 · 652320 · 16/06/29 23:06 · MS 2016

    정성스러운 댓글 감사합니다ㅠㅠ
    제가 이해력이 딸려서 쓰신 댓글을 몇번 더 읽어보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잡히는 부분이있네요 너무 경직된 사고를 하기보다는 유도리있게 생각하고 융통성있게 대처하는게 중요할것같군요 님의말씀을 포스트잇에 적어두고 마음에 늘 새길게요 국어를대할때의 태도에 관련된 좋은 댓글인거같아요ㅠㅠ
    저 같은 중생을 불쌍히 여겨 정성스런 댓글 써주신거 정말 감사합니다!

  • 서양철학사 · 409348 · 16/06/29 23:09 · MS 2012

    열심히 하세요^-^

  • Mr. Hunter · 487119 · 16/06/28 16:14 · MS 2014

    솔직히 방법론은 보조적 수단일뿐 이해력이 안되면 다 의미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 물빠나 · 652320 · 16/06/29 23:07 · MS 2016

    저도 요즘 격하게 느끼고 있습니다방법론이 이해가 어느정도는 선행되었을 때 효과적이고 빛을 발하는거같아요